"치마 안 입으면 점수 깎여요"..대학교도 '치마 강요'

김민정 기자 2019. 11. 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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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사무실 "관행, 문제 될 것 없어"

<앵커>

저희는 치마 유니폼만 입어야 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근무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연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치마 유니폼' 강요받는 여성 노동자들…규정 없는데 왜?). 오늘(27일)은 일터 이전에 대학에서 어떤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짚어봤는데요, 서비스 관련 학과 학생들은 바지를 입으면 점수가 깎인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 https://news.sbs.co.kr/d/?id=N1005539534 ]

김민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대학, 점심시간이 되자 건물에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검은색 구두에 치마를 입고, 올림머리까지 한 학생들이 눈에 띕니다.

이날은 수도권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고 아침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OO대 학생 : (평소에도 이렇게 (치마 유니폼) 입고 다니시는 거예요?) 네. (겨울에 춥지 않아요?) 추워요.]

제가 대여섯 시간 동안 이곳을 좀 돌아봤더니, 이런 차림으로 학교에 오는 학생들은 비서사무행정학과, 또 항공운항서비스학과 학생들이었습니다.

졸업하고 항공기 승무원, 비서를 꿈꾸는 학생들인데요, 학교에서부터 여름이든 겨울이든 캠퍼스에서는 치마만 입고 다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OO대 학생들 : (안 입으면 점수 깎여요?) 네, 깎아요, 깎아요. 다리에 문제없는 이상은 치마 입어야 돼요. 안 그러면 진단서 같은 거 제출해야 되고.]

비슷한 서비스 전공 학과가 있는 다른 학교들도 치마 유니폼을 마치 교복처럼 입습니다.

치마를 입고 화재 대피 훈련을 하고, 불편한 듯 다리 사이를 손으로 가린 채 단체 사진을 찍습니다.

학과 사무실에 학생들이 왜 치마를 입냐 이렇게 문의했더니 관행이다, 오래전부터 입어 왔으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대학 문화마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이지연/대학생 : 오히려 요즘 비서로 일하면 그냥 캐주얼 (바지) 정장 입지 이렇게 저희처럼 치마를…]

[박해림·박예진/대학생 : 치마 말고 슬랙스처럼 그런 게 좋죠. 바지, 바지면 편할 것 같아요.]

성별 고정관념을 강요하다시피 하는 관행을 배운 학생들이 해마다 사회로 진출하고 그 관행이 후배에서 또 후배로 이어지는 것이 캠퍼스의 현실입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 VJ : 김초아)

김민정 기자compas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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