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로에 집 준다..마피아보다 더 무서운 이탈리아 인구유출
2019. 11. 28. 05:01
16세기 유럽 르네상스 시대 번성했던 이 마을은 중세 유럽의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다. 붉은 지붕의 벽돌집과 성당을 향해 난 작은 길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작은 호수까지…. 그러나 속사정은 이런 낭만적 정취와는 거리가 멀다.
비보나 지자체가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이유는 급속한 인구 감소 때문이다. 비보나의 현재 인구는 3800명으로 과거의 절반에 불과하다. 젊은 세대들이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빠져 나가면서다. 주인 잃은 빈집들이 늘어나면서 마을은 점점 폐허처럼 변하고 있다. 노인들만 마을을 지키고 있다. CNN은 "비보나 지역 주택의 4분의 1이 빈집이 되면서 유령 마을이 됐다"고 보도했다.
1유로 주택은 비보나가 처음이 아니다. 시실리섬 무소멜리(Mussomeli)는 지난 40년간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마을이 공동화되자 주택 100채를 1유로에 판매했다.
몰리세(Molise)에선 집을 사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최대 2만7000달러(3172만원)를 무상 제공한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 위한 극약 처방인 셈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지 하루도 안돼 전세계에서 3만8000건의 신청자가 접수됐다고 자치단체 관계자는 밝혔다. 1900년대 초 마피아의 발원지였던 시실리섬이 이제 인구 유출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탈리아의 많은 지자체들이 프로젝트에 앞다퉈 동참하고 있다. 세금을 들여 젊은 층을 끌어오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는 주택을 구입한 뒤 실제 거주하거나 출산할 경우 수천 유로의 지원금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로 확대되고 있다. 시실리섬 삼부카(Sambuca)시의 주세페 카시오포 부시장은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와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기를 희망한다"며 "사람이 돌아와야 경제가 산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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