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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 前 미 해군장관 "트럼프, 충격적이고 전례없는 개입 강행"

김난영 입력 2019.11.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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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갤러거 사건에 처음부터 개입"
"직접 전화해 구금 해제 요구..불개입 요구에도 개입 강행"
"트럼프, 규칙과 관행에 의한 통치에 대한 이해도 매우 낮아"
[워싱턴=AP/뉴시스]리처드 스펜서 전 미 해군장관이 지난 7월16일 각료회의에 참석한 모습. 그는 아프가니스탄 전범 논란을 빚은 미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 요원 에드워드 갤러거의 처분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24일 경질됐다. 2019.11.28.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아프가니스탄 전범 논란에 휩싸인 미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 요원 처분을 두고 상부와 갈등을 빚다 경질된 전직 미 해군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 사건 '직접 개입'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리처드 스펜서 전 해군장관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나는 해군장관직에서 경질됐다. 이로부터 내가 배운 것들(I was fired as Navy secretary. Here’s what I’ve learned because of it)'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스펜서 전 장관은 아프가니스탄 전범 논란을 빚은 미 네이비실 요원 에드워드 갤러거에 대한 처분을 두고 윗선과 갈등을 빚다 지난 24일 경질됐다. 특히 갤러거의 처분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지시를 따르지 않아 경질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기고문에서 "올초 갤러거는 계획적 살인을 포함한 10개 이상 혐의로 공식 기소됐다"고 운을 뗐다. 아프간에서의 이슬람국가(IS) 소년병 포로 살해 혐의 및 시신과의 셀카로 인한 군 명예 실추 등이 갤러거가 받은 구체적 혐의다.

스펜서 전 장관은 "갤러거는 샌디에이고에서 재판을 받았고 IS 전사의 시신 사진을 찍었다는 1개 혐의 외엔 무죄를 선고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처음부터 이 사건에 개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식 재판 시작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미다.

그는 특히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3월에 대통령으로부터 갤러거의 해군 영창 구금 상태를 해제하라는 전화를 두 통 받았다"며 "나는 (지시 이행을) 두 번 미뤘다. 주심 판사가 구금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무죄 평결 이후 이어진 행정절차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개입은 멈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펜서 전 장관은 "갤러거는 자발적으로 은퇴를 신청했는데 세 가지 의문점이 남아 있었다"고 했다.

갤러거가 강등 없이 이른바 'E-7(고급 하사관)'로 알려진 계급을 유지한 상태에서 퇴직 가능한지를 비롯해 불명예 퇴직이 아닌 정상 퇴직이 가능한지, 해군 엘리트 요원 출신이라는 훈장(트라이던트 핀)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행정적 판단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스펜서 전 장관은 관련 처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내게 두 번 접촉해온 만큼 나는 지난 14일 대통령에게 '개입하지 말라'는 메모를 보냈다"며 "그 다음 날 패트 시플론 백악관 고문이 내게 전화해 '대통령이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군내 절차에 관여하지 말라는 부처 수장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스펜서 전 장관은 또 "그 직후 나는 시플론 고문으로부터 두번째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이 내게 갤러거의 직위 복원을 명령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펜서 전 장관은 "이는 충격적이고 전례 없는 개입"이라며 "군 내부에서 윤리적 전투 또는 균일하게 설정된 규칙과 관행에 의한 통치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대통령의 이해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의 추가적인 개입을 막기 위한 방안을 강구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나도 매 단계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개인적으로 자문을 구하지 않고 일을 진행하기 시작했다"며 "돌이키자면 이는 전적으로 내가 책임져야 할 실수"라고 덧붙였다.

기고문에 따르면 스펜서 전 장관은 자신이 강구한 방안을 지난 19일 에스퍼 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에게 보고했고, 이튿날인 20일 갤러거의 트라이던트 핀 유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해군 내 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위원회 구성 직후인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갤러거가 트라이던트 핀을 유지할 것이라고 알렸다. 스펜서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사건 세 번째 개입"이라며 "나는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드러낸 의도를 알아봤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나는 이를 공식적인 명령이라고 여기지 않았다"며 "이 사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행동은 구두 또는 서면 명령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명령은 이행할 의무가 없었다는 것이다.

스펜서 전 장관은 "나머지는 역사"라며 "우리는 이제 더 나아가 발생한 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어하기 위해 절차들을 계속 미세하게 조정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미국인들은 우리 제복을 입은 구성원 99.9%가 언제나 옳은 결정을 내리리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며 "우리 동맹국들은 우리가 선(善)의 군대로 머무른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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