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의 몰락..파나소닉도 사업 철수
[경향신문]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이 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한다. 1952년 네덜란드 필립스와 합작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67년 만이다. 1990년 전후로 세계를 석권했던 일본 반도체의 몰락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설명이 나온다.
일본 언론은 28일 파나소닉이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반도체 사업을 접고 성장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방향의 구조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반도체 제조·판매 자회사인 파나소닉 반도체 솔루션의 주식을 대만 반도체업체인 누모톤 테크놀로지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 반도체와의 합작사인 파나소닉 타워재즈 세미컨던터도 판매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나소닉이 2020년 6월까지 반도체 자회사의 주식 전부를 2억5000만달러에 매각한다고 전했다.
파나소닉은 1952년 네덜란드 필립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뒤 1990년을 전후해 반도체 매출에서 세계 상위 10개 기업에 들어갈 정도의 위상을 자랑했다. 하지만 한국과 대만 반도체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 시장에서 고전해 왔고, 미·중 무역마찰을 배경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판매가 부진하면서 매각을 결단하게 됐다. 파나소닉반도체솔루션의 작년도(2018년 4월~2019년 3월) 영업손익은 235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파나소닉은 지난 21일 채산성이 나빠진 액정패널 생산도 2021년까지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업체는 한때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일본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990년에 49%였다. 하지만 투자 판단의 지연과 적기 구조조정에 실패하고 삼성전자를 앞세운 한국과 대만 기업의 공세에 밀리면서 2018년에는 7%까지 급락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하는 세계 반도체기업 상위 10곳 이름에서도 2018년 일본 기업 이름이 사라졌다. NEC와 히타치제작소가 설립한 D램 반도체 업체 엘피다메모리는 2012년 파산했다. 히타치와 미쓰비시, NEC가 힘을 합친 르네스사일렉트로닉스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도 한미일연합에 넘어갔다.
. NEC와 히타치제작소의 반도체 사업 부문이 통합해 설립된 엘피다메모리는 2012년 파산했다. 또 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시전기의 반도체 부문을 합친 회사와 NEC 일렉트로닉스의 경영 통합으로 2010년 발족한 르네사스 테크놀로지는 올해 1~9월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니혼게이자이는 “그나마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의 50%를 점유한 소니 정도”라면서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한 일본이 한국과 대만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고 전했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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