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조선일보

[김광일의 입] '선거공작' '유재수 사건' 문 대통령은 알고 있었나

김광일 논설위원 입력 2019.11.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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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이 드디어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어제 한국당은 첫째, 유재수 전 부산 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 둘째,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하명수사 사건, 셋째, 우리들병원 거액 대출사건, 이 셋을 묶어 ‘3대 친문(親文) 농단 게이트’로 규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조국 게이트는 워밍업 수준이었다. 그 후 속속 밝혀지는 권력형 비리 범죄는 영화에나 나올 수준이었다." 이중 ‘유재수 사건’과 ‘울산시장 사건’은 모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때 있었던 일이다. 나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조국 전 장관이 이 모든 권력형 범죄의 키맨이다."

오늘은 ‘3대 친문 농단’을 새로 나온 뉴스와 함께 핵심 부분만 추려서 말씀 드리겠다. 먼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기현 (울산시장) 비위 첩보 보고서는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줬다." "(작년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해 현직 선출직 공직자와 관련한 비리 첩보가 이런 경로로 전달된 것은 김기현 전 시장의 사례가 유일했다. 똑똑히 기억한다." 여기서 ‘이런 경로로 전달됐다’는 것은, 정식 공문 등록 절차를 생략한 채 그냥 봉투에 담아 청와대 파견 경찰을 통해 경찰청에 하달됐다는 뜻이다. 여기서 핵심은 야당 후보에 대한 첩보 생산, 하명 수사, 선거 개입 의혹의 출발점이 청와대 민정비서였다는 것이 ‘백원우’란 실명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백원우는 누구인가.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통한다. 노무현 정부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 밑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의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2009년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헌화할 때 "사죄하라"고 고함을 치며 뛰어나가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작년에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으로 8전9기 끝에 당선된 송철호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30년 지기 절친’이다. 문 대통령은 네 살 많은 송철호 시장을 "형"이라고 부르며 자주 통화한다고 한다. 사진 한 장 보여드린다. 2014년 당시 문재인 의원이 울산 보궐선거에 출마한 송철호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를 하고 있는 이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한때 송철호 시장이 정치를 그만둘 생각으로 울산을 떠나려 하자 문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형, 이사했다며? 다시 이사 가소. 그게 운명이오."

작년에 울산시장 선거 때 김기현 한국당 후보에 대한 경찰의 수사 보고는 10차례 가까이 청와대에 올라갔다고 한다(동아일보). 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생산하고 하달한 첩보에는 이런 내용도 들어 있었다. "김기현 시장 관련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다." 이는 청와대가 첩보 이첩을 핑계로 경찰을 다그치고 질책했다는 증거가 된다.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한 정황을 드러내는 단서가 되는 것이다. 한편 선거개입 출발점이 ‘청와대 백원우’라고 밝힌 박형철 비서관은 청와대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검찰은 ‘문재인-송철호-조국-백원우’ 이 네 사람 관계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조국 씨는 송철호 시장이 2012년 민주통합당 후보로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 선대본부장·후원회장을 맡았고, 두 사람의 돈독한 관계를 드러내듯 송철호 시장의 사위인 A 검사는 지난 8월 조국의 청문회 준비팀에 합류했었다고 한다.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도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 못지않게 대형 권력형 범죄로 비화될 수 있다. 유재수 전 부산 부시장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재직 때인 2017년 유관 업체로부터 차량, 항공권, 자녀 유학비 등을 받았다는 뇌물 혐의를 청와대가 감찰을 하다 무마했다는 사건이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전직 특감반원 등이 검찰 조사에서 일치된 진술을 했다. "조국 전 장관의 지시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중단됐다." 조국 측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조국·백원우·박형철) 3인 회의에서 감찰 중단을 결정했다." 조국 측이 독박을 쓰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우리는 유재수가 누구인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1964년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고, 연세대를 졸업했고, 행정고시에 합격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수행 비서를 하면서 노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됐고,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이라던 같은 강원도 출신의 이광재 씨와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재인이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깝다고 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에는 유재수 전 부시장과의 친분도 있고, 민정수석실에 영향일 미칠 수 있는 분이 딱 한 분 계신다. 유재수가 사석에서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웠다고 한다."

우리들병원 거액 대출 사건, 우리들병원 ‘금융 농단’ 사건은 그동안 주간조선을 비롯해서 꾸준히 의혹 제기가 있었는데, 이제 제1 야당이 본격적으로 파헤칠 태세를 밝혔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병원의 이상호 회장이 개인회생을 밟을 정도로 어려웠는데, 어떻게 신한은행 연대보증을 해지하고, 산업은행에서 1400억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대출받았느냐 하는 것이 핵심이다. 심재철 한국당 의원은 이 과정에 정재호 민주당 의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버닝썬 경찰총장’이라고 불린 윤규근 총경 등이 개입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들병원 의혹은 이제 출발점이라고 보면 된다. 이상호 회장의 이혼한 전 부인 김수경 여사에 대해서도 제보(提報)받은 수준에서 파악하고 있는 내용은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다.

다시 말하지만 핵심 관건은 ‘(울산) 선거 공작’과 ‘유재수 사건’, 문 대통령은 알고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가 묻는다. 문 대통령은 알고 있었는가.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가.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가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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