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검찰이 1년만에 김기현 첩보 전달과정 파는 이유

조현호 기자 입력 2019.11.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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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상부 보고과정 진술확보, 신속수사 위해 이첩"에 백원우 "경찰 수사 뒤집고 이 시점에 수사? 정치적 의심"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검찰이 청와대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 첩보 작성과경찰 이첩 과정을 본격 수사에 나선 그 배경이주목된다.

28일 나온 언론보도의 요지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시장의 비리 첩보를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넘겨, 이를 경찰로 이첩해 수사에 착수했는데 이 과정에 불법성이 있다는 의혹이다.동아일보는 28일자 1면 머리기사 '박형철 "김기현 첩보보고서 백원우가 줬다"'에서 박형철 비서관이 "지방선거를 전후해 현직 선출직 공직자와 관련한 비리 첩보가 이런 경로로 전달된 것은 김 전 시장의 사례가 유일했다. 똑똑히 기억한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이 보고서가 정식 공문 등록 절차를 생략한 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산하 특별감찰반 파견 경찰을 거쳐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에게 전달됐다고 했다. 조선일보도 28일자 기사에서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전에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김기현 전 시장의 비위첩보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6면 머리기사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검 "경찰, 청와대에 10여회 보고"'에서 "경찰이 청와대에 보고한 횟수는 최소 10여차례에 이른다고 한다"며 법조계에서는 경찰이 압수수색 계획을 사전에 알려줬다면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고 썼다.

이를 두고 백원우 부원장이 김기현 비위 문건을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 전달해 이를 넘겼는지를 두고 백 전 비서관은 분명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백 부원장은 28일 내놓은 입장에서 전 울산시장 관련 제보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전달했다는 보도에 "특별히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내용의 첩보가 집중되고 또 외부로 이첩된다"며 "통상적인 반부패 의심사안으로 분류, 일선 수사기관이 정밀히 살펴보도록 단순 이첩한 것 이상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백 부원장은 "없는 의혹을 만들어 논란을 벌일 것이 아니라, 경찰이 청와대로부터 이첩받은 문건의 원본을 공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문건 전달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경찰이 청와대에 10여차례 보고했다는 한겨레 보도를 두고 백 부원장은 "우리는 관련 제보를 단순 이첩한 이후 그 사건의 처리와 관련한 후속조치에 대해 전달받거나 보고받은 바조차 없다"며 "비서관실 간 업무분장에 의한 단순한 행정적 처리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백 부원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비리 수사를 두고 "김학의 전 법무차관 사건처럼 경찰에서는 유죄, 검찰에서는 무죄로 판단한 사건"이라며 "검찰은 경찰의 유죄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는 근거를 밝히면 의혹이 해소"된다고 밝혔다.

특히 백 부원장은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을 들어 "이 사건으로 황운하 현 대전경찰청장이 고발된 것은 벌써 1년 전"이라며 "그러나 검찰은 지난 1년 간 단 한차례의 참고인, 피의자 조사도 하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백 부원장은 "황운하 청장의 총선출마, 그리고 조국 전 민정수석의 사건이 불거진 이후 돌연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하여 이제야 수사하는 이유에 여러가지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최초 첩보 이첩과정과 최초 수사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어떤 수사나 조사도 하지 않았던 사안을 지금 이 시점에 꺼내들고 엉뚱한 사람들을 겨냥하는 것이 정치적인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검찰은 반박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글에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백 부원장의 주장에 울산지검이 지난 3~4월 김기현 전 시장 수사를 최종적으로 무혐의로 종결한 후 이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특히 울산지검에서 김기현 전 시장 수사에 관여한 경찰관 등 관련자를 소환조사하려 했으나 대부분 불응했다며 울산지검이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수차례 김기현 전 시장 수사의 단서가 된 첩보의 원천 및 전달과정 자료제출을 요청해 지난 10월 말까지 여러차례 걸쳐 회신(답변자료)을 받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받은 자료 분석을 근거로 최근 중요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첩보가 울산지방경찰청으로 전달되고 수사진행 상황이 상부에 보고되는 과정' 일부에 관한 진술을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결과, 사안의 성격, 관련자들의 소재지 등을 고려하여 신속한 수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해 수사를 진행하게 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경찰 수사를 무혐의로 종결시킨 후 수사의 원천을 추적한 결과 상부에 보고된 과정 관련 진술을 확인했다는 얘기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해 8월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8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백원우→박형철→경찰의 경로로 첩보가 이관됐는지를 두고 "수사가 진행중인 내용을 다 설명드리지는 않는다"면서도 "언론에서 의혹을 갖고 기사를 쓴 부분은 앞으로 수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번 주말 이내에 소환할 계획으로 나온 문화일보 보도에 이 관계자는 "정해진 계획이 없다"며 통보했는지를 묻자 "아직 이틀밖에 안됐고, 언제 누구를 어떻게 조사할지 부분은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경찰이 청와대로부터 이첩받은 문건엔 어떻게 나와있는지 공개하면 되지 않느냐'는 백 부원장의 반박에 이 관계자는 "수사기록을 공개할 수는 없다"며 "수사중이라 수사내용을 일일이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기현 전 시장 측근비리 사건을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는데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근거를 대라는 백 부원장의 주장에 이 관계자는 "그것은 예전 사건을 처분하면서 90여페이지에 이르는 불기소 결정문을 통해 충분히 설명이 돼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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