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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맨] 주한미군부지, 돌려받으면 그만인가요?

염규현, 남형석 입력 2019. 11. 30. 20:28 수정 2019. 11. 3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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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주한 미군 기지가 평택으로 통합 이전되면서, 그들이 쓰던 땅이 속속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잡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했던 주한미군 기지 인근 주민들.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보고 길 위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처음 온 곳은 인천 부평의 한 미군 기지입니다.

이곳은 반환 협상만 4년째 진행 중이라는데요.

[장정구/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조사해 보니 다이옥신이라고 하는 맹독성 물질이 고농도로 오염이 된 게 확인이 됐습니다." ("고농도면 얼마나 고농도입니까?") "정확하게는 10,350피코그램 정도가 나왔습니다. 일본 기준치의 10배, 독일 기준치로 본다고 하면 100배 정도(초과합니다.)"

[장정구/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소파(SOFA)라고 하는 협정 내용에 보면 인체에 상당히 긴박하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에 주한미군이 정화할 수 있다고 되어있거든요. 바로 다이옥신 오염이 그런 사례다."

하지만 미국은 오염된 정도가 협정에 명시된 기준에 못 미친다고 맞서면서, 반환 협상이 늦어지고 있는 겁니다.

지금 부대 주변으로 다 아파트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6개 동이 인접해 있는데, 대부분 주거단지들이고요.

초등학교도 있습니다.

[이순자/인근 주민] "베란다 문을 못 열어놓죠 요즘에. 이게(오염물질이) 공기 중에 날아다닌다는 생각을 못 했으니까 문을 열어놓고 살았는데. 저희야 이제 살 만큼 살았으니까 괜찮은데, 어린 손주들이 있으니까 그게 걱정이죠." ("손주가 나이가?") "여섯 살, 네 살."

환경오염 문제뿐만이 아닙니다.

이곳은 미군 부대가 일부 빠져나간 경기도 동두천 지역인데요.

상권이 급격하게 붕괴되면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뒤쪽은 완전히 빈 곳이 대부분입니다.

하나, 둘, 셋.

미군은 이미 절반 넘게 빠져나갔는데, 부지 반환과 개발 계획이 늦어지면서 상인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겁니다.

[조봉은/상인] "건물 주인인데 낮에는 공장 가서 일하고 저녁에 끝나면 다시 오고 막 이래요." ("왜 그러시는 거예요?") "장사가 안 되니까."

지자체에서는 젊은 층을 불러들이기 위해 공방 거리를 조성하는 등 힘을 쏟았지만, 새로 들어온 가게들도 2년 내로 상당수 폐업을 했습니다.

[최희신/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사무국장] "미군기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거죠. 다른 생산 기반이 별로 없고. 동두천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그냥 거기는 미군들 도시, 기지촌 여성, 이렇게만 생각이 되니까 이미지가 딱 고정되어 있어서."

주한미군 부지 반환.

자꾸 늦어지면서 주민들도, 상인들도 울상입니다.

현재 80개 기지 중에 54곳은 반환을 마쳤고, 나머지 중에 19곳이 반환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협의가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오염 문제인데요.

기지를 오염시킨 쪽이 책임져야 한다면 미국이, 소파 협정에 근거하면 우리나라가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협정에 명시된 '임박하고, 실질적이고, 급박한 위험'에 해당하지 않으면 원상복구는 없다는 입장인데요.

그 기준이 애매한 거죠.

그래서 지금까지는 우리가 돈 안 받고 정화작업을 했는데, 거기에 2400억 원을 썼습니다.

내년에도 217억 원이나 예산이 편성돼 있고, 오염된 기지들을 다 정화하면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양 국간에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빈 부지를 잘 활용해야 할텐데, 지자체마다 형편이 달라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주한미군 기지였다가 반환이 돼서 5년 전에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다시 문을 연 부산 시민공원입니다.

[구상희/시민] "우리 땅이 우리한테 돌아오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또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확실하게 가꿔졌으니까 굉장히 좋은 의미로 생각이 되죠."

시민들은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지만, 오염 정화 비용을 우리가 전부 부담했다는 측면에서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도한영/부산경실련 사무처장] "143억 정도의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다 국민 세금으로 조사가 되고 정화가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오염자 부담 원칙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하지만 살림이 빠듯한 지자체들은 이마저도 부러울 뿐입니다.

이곳은 주한미군 부대 부지였다가 공원으로 바뀐 곳인데요.

조만간 이 공원이 사라지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라고 합니다.

[고경희/시민] "몇 개를 더 만들어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이걸 갑자기 어떤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서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거는…" ("얘는 기분이 어떨까요?") "좋지 않겠죠. 이런 공간을 뺏는다는 게."

지자체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매각이 가능한 부지는 최대한 민간 기업에게 넘기고 있는 겁니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는 "국비가 부당하게 쓰였다"며 지자체를 상대로 국민감사청구에 나섰습니다.

이곳도 미군부대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하는데요.

원래는 이곳에 법조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계획이 바뀐 거죠.

지금 여기가.

무섭네 무서워.

으악!

[최봉래/주민] "우리 손녀 딸이 여기를 밤에 오면은. 사람들이 꼭 오다가 누가 시비를 건대." ("깜깜하니까?") "네. 그리고 여기가 허전하잖아요. 여기 집이 없으니까."

[장윤배/경기연구원 도시주택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우리보다 좀 경제적으로 뒤쳐졌다는 필리핀도 국가가 반환을 받아서 국가의 개발청을 통해서 개발했거든요. 이 땅을 국가에서 좀 나름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좀 제시를 하고."

"돈도 없는데, 오염된 땅만 떠안았다."

지자체들의 하소연데요.

도대체 얼마나 돈이 드는 걸까요?

경기도만 보더라도 주한미군 부지 관련 사업비만 40조가 듭니다.

경기도 내년 총 예산보다 훨씬 많죠?

그렇다 보니 인근 주민들의 의사도 제대로 묻지 않고 바로 민간 건설사에게 땅을 팔아버리기도 하는 겁니다.

이마저도 입지 조건이 나쁜 부지는 땅도 안 팔립니다.

지자체가 국가의 지원만 쳐다볼 수밖에 없는 이유겠죠.

그래서 결국에는, 미국에도 일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독일은 자국내 미군 부지에 대해 독일의 환경법에 따라 오염 여부를 조사하고, 비용은 미국이 부담하도록 협정에 명시했습니다.

우리 협정과는 좀 다르지만, 미국이 돈을 내는 사례는 분명히 있다는 거죠.

오염된 땅을 정화하는 돈을 누가 내느냐.

또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느냐.

이 모든 논란은 반드시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온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염규현,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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