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충전소도 있는데" 수소전기차 타는 국회의원 7명 뿐..왜?

김효성 입력 2019.12.0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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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의원들 고심했지만..적은 충전소에 난색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보닛 모습. [사진 현대차]
서울 여의도 국회에는 지난 9월 준공된 '수소충전소'가 있다. 하루에도 수천 명의 사람이 오가는 서울 도심에 만들어진 첫 충전소다. '정치의 심장' 국회에 만들어진 이유로 이를 주목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렇다면 국회의원 가운데 수소전기차를 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의원 295명 가운데 현재 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전용차로 이용하는 이는 10월 기준 7명이다. 9월 수소충전소가 문을 연 시점에 3대였는데 조금씩 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9월 10일 문 연 여의도 국회충전소. 충전소에는 충전을 기다리는 일반 수소차량 6대가 줄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해리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수소경제를 강조하자 "넥쏘를 사야하나"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청와대가 넥쏘를 대통령 전용차로 도입하자 친문 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런 말들이 오갔다.

의원실마다 자체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업무 특성상 안 맞다'는 결론이 내린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수소충전 인프라가 적다는 점이 가장 컸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 앞에서 박계일 현대차 공정기술과장으로부터 대통령 전용차로 도입된 수소차(넥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수소충전소는 29일 현재 전국에 25곳이다. 서울에는 3곳이 있지만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곳은 국회충전소 뿐이다. 상암충전소는 내년 1월까지 공사 중이고,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 인근 '현대차 그린스테이션'은 수·목요일엔 열지 않고 다른 날에도 오후 5시까지만 운영된다.

지방은 더 심각하다. 경기도에선 안성에 2곳, 하남·여주에 1곳씩 고속도로 수소충전소가 있다. 강원과 전북에는 아예 충전소가 없다. 대전·충청(3곳), 경북(1곳), 광주·전남(3곳), 부산·경남(5곳), 인천(1곳)이다. 현대차 공장이 있는 울산이 6곳으로 그나마 많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이 26일 부산 벡스코 1전시관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부대 행사, 혁신 성장 쇼케이스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넥쏘는 완충 시 609km를 갈 수 있다. 서울에서 광주광역시까지 왕복거리(700km)에 못 미친다. 중간에 충전하더라도 지방 도시를 여러 곳을 다니면 동선이 꼬인다.

넥쏘를 전용차로 도입한 한 의원실 관계자는 "친환경적 요소 때문에 기존 차량의 리스계약을 취소하고 넥쏘로 갈아탔지만, 앞으로 걱정"이라며 "지방에 가면 어디서 수소 충전할지 다 동선을 일일이 짜야 하지 않겠느냐. 선거철에 특히 이곳저곳 누빌 경우에는 충전소가 없을까 봐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용차 넥쏘에서 내리고 있다. [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충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넥쏘를 타는 이들은 인터넷 카페나 카카오톡을 통해서 충전소 시설 현황을 공유한다. 충전이 가능한 시간대가 충전소마다 다르고, 하루에 충전할 수 있는 양도 정해져 있다 보니, 충전소 현황을 지속해서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완충이 아니라 40~50%만 제한 충전되는 경우도 많아서 불편함을 겪는 경우도 있다"며 "충전소를 알려주는 앱이 있지만, 정보가 정확하지 않아서 넥쏘를 타는 이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충전소를 체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서울 서초구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에서 신형 수소자율차 넥쏘(NEXO) 조수석에 탑승해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판교창조경제밸리 기업지원허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의원 다수는 기아차 카니발을 전용차로 탄다. 세단으로는 기아차 K7 혹은 제네시스 G80, G90 등도 이용한다. 국회의원 차량은 업무 특성상 시동을 건 채 대기하는 공회전을 하는 시간이 길어 미세먼지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넥쏘는 모던 모델 기준으로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3390만원(서울 기준)으로 살 수 있다. 지난해 7월 환경재단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국회의원별 출입차량 현황에 따르면 등록 출입차량 300대 중 114대(38%)가 경유차였다.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아차 카니발. [사진 기아자동차]
국회의원은 차량 관련 경비 명목으로 의원 1명당 월 145만원까지 받고 있다. 차량 리스료와 주유비로 이를 사용하기엔 넉넉한 편이다.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일부 국회의원실에선 평균가보다 20~30% 주유비가 비싼 영등포 인근의 특정 주유소를 정해놓고 주유하는 경우도 들었다"며 "경제성이나 친환경적인 고려를 할 유인이 적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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