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면 득템, 왜 개고생" 블랙프라이데이 난투극 사라졌다
온라인 쇼핑 시작되는 '사이버먼데이' 뜬다
새벽부터 고생하느니 연휴 내내 푹 쉬고
일상 첫날 월요일에 편하게 온라인 쇼핑
2일 온라인 매출 19% 늘어난 11조원 예상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주에 사는 케이시 스콧(43)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쇼핑일인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를 그냥 넘겼다. 대신 2일 오전 눈을 뜨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아 아내와 7명의 아이를 위한 연말 선물을 고를 계획이다.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때마다 백화점·쇼핑몰에서 난투극이 벌어지고, 심지어 살인 사건까지 발생하는 ‘쇼핑 전쟁’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매장문이 열기도 전에 줄을 서고, 몸싸움을 벌이는 고생을 하기보다 집에서 느긋하게 온라인 쇼핑을 하겠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어도비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이번 사이버먼데이 판매액이 지난해보다 18.9% 늘어난 94억 달러(11조1146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랙프라이데이 당일도 온라인 판매가 매출을 이끌었다. 29일 미국 온라인 쇼핑몰 판매액은 74억 달러(8조7320억원)를 돌파,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19.4% 늘어난 규모다. 소비자 1인당 평균 구매액은 168달러(19만8240원)로 지난해보다 5.9% 늘었다.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감소했다. 유통 분석 업체 리테일넥스트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오프라인 매출은 1.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분석 기관인 쇼퍼트랙 역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수는 지난해보다 6.2% 줄었다”고 밝혔다.
미국 포브스는 “사이버먼데이 때 유통업체는 블랙프라이데이 때 부진한 매출을 채우기 위해 상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가 며칠만 참으면 상당한 ‘득템’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며 “이 때문에 가족이 모이는 휴일은 푹 쉬고, 월요일에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소비 덕에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 경기는 올 연말에도 소비 지출액이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쓸 전망이다. 연말 쇼핑 시즌인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간 미국 한 해 소비의 4분의 1이 집중된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11~12월 소비지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한 7279억~7307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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