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면 득템, 왜 개고생" 블랙프라이데이 난투극 사라졌다

배정원 2019. 12. 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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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 진풍경 사라진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쇼핑 시작되는 '사이버먼데이' 뜬다
새벽부터 고생하느니 연휴 내내 푹 쉬고
일상 첫날 월요일에 편하게 온라인 쇼핑
2일 온라인 매출 19% 늘어난 11조원 예상
저렴한 가전제품을 차지하기 위해 소비자 간 몸싸움이 벌어진 2015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사진 로이터]
“추수감사절 다음날 새벽부터 일어나 쇼핑에 나서는 일은 최악의 경험입니다. 할인도 충분치 않아, 온라인 할인 행사가 시작되는 사이버먼데이까지 기다릴 거예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주에 사는 케이시 스콧(43)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쇼핑일인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를 그냥 넘겼다. 대신 2일 오전 눈을 뜨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아 아내와 7명의 아이를 위한 연말 선물을 고를 계획이다.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때마다 백화점·쇼핑몰에서 난투극이 벌어지고, 심지어 살인 사건까지 발생하는 ‘쇼핑 전쟁’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매장문이 열기도 전에 줄을 서고, 몸싸움을 벌이는 고생을 하기보다 집에서 느긋하게 온라인 쇼핑을 하겠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WP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미국 소비자의 연말 온라인 쇼핑 매출이 오프라인 쇼핑을 앞지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54%는 온라인으로 연말 쇼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혀, 처음으로 오프라인 쇼핑(46%)보다 많았다.
미국 소비자 사이버먼데이 지출.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는 블랙프라이데이보다 사이버먼데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사이버먼데이는 추수감사절 이후 첫 월요일로, 일상으로 돌아온 소비자들이 명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온라인 쇼핑을 즐기면서, 쇼핑몰 매출액이 급등한 데서 유래했다. 이날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세일 행사를 한다.

어도비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이번 사이버먼데이 판매액이 지난해보다 18.9% 늘어난 94억 달러(11조1146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랙프라이데이 당일도 온라인 판매가 매출을 이끌었다. 29일 미국 온라인 쇼핑몰 판매액은 74억 달러(8조7320억원)를 돌파,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19.4% 늘어난 규모다. 소비자 1인당 평균 구매액은 168달러(19만8240원)로 지난해보다 5.9% 늘었다.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감소했다. 유통 분석 업체 리테일넥스트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오프라인 매출은 1.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분석 기관인 쇼퍼트랙 역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수는 지난해보다 6.2% 줄었다”고 밝혔다.

미국 포브스는 “사이버먼데이 때 유통업체는 블랙프라이데이 때 부진한 매출을 채우기 위해 상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가 며칠만 참으면 상당한 ‘득템’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며 “이 때문에 가족이 모이는 휴일은 푹 쉬고, 월요일에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소비 덕에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 경기는 올 연말에도 소비 지출액이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쓸 전망이다. 연말 쇼핑 시즌인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간 미국 한 해 소비의 4분의 1이 집중된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11~12월 소비지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한 7279억~7307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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