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합격·불합격 뒤바뀌었다..세무사 시험에서 무슨 일이?

손해용 2019. 12. 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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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무사 시험에서 당초 합격 통보를 받은 수험생이 불합격 처리되고, 불합격 통보를 받은 수험생들이 추가 합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세무사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산인공)이 최종 합격자 발표과정에서 해당 수험생들의 점수 입력을 잘못해 벌어진 일이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치러진 2차 시험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세무사 시험 준비생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3일 국세청과 산인공 등에 따르면 산인공은 올해 세무사 시험 최종 합격자 발표 과정에서 오류를 발견, 지난달 22일 합격자를 정정해 발표했다. 지난달 13일 합격 통보를 받은 1명이 최종적으로 불합격 처리됐고, 애초 불합격 통보를 받은 2명이 합격하는 등 총 3명의 당락이 뒤바뀌었다. 이에 따라 올해 시험 최종합격자는 724명에서 725명으로 늘었다.
자료: 한국산업인력공단
산인공은 수험번호에 맞춰 시험 점수를 일일이 전산프로그램에 수기 입력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점수를 입력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험 자체의 공정성이나 신뢰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세무사 시험 준비생들이 모이는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무슨 대학교 시험 성적정정도 아니고, 전문자격 시험에 이런 경우가 있나”, “합격자 명단을 믿을 수 없다”, “별도의 사과문이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등의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졸지에 합격자에서 불합격자로 입장이 바뀐 해당 수험생은 직접 산인공을 찾아가 좌절감과 실망감을 호소하며 항의표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인공 관계자는 “순전히 전산입력 오류에 따라 발생한 일로, 지원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을 인정한다”며 “최종적으로 불합격 통보를 받은 수험생이 직접 찾아와 점수를 체크했고, (합격에서 불합격으로 바뀐 결정이)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당 수험생에게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지난 8월 치러진 세무사 2차시험 회계학 문제가 시험 2주 전에 있었던 ‘국세공무원 실무능력평가’와 유사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수험생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올해 시행된 제56회 세무사 2차시험의 회계학 1부 문제유출에 대한 진상조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온 상태다.
자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쓴이는 “세무사 2차시험 2주 전에 실시된 국세청 내부시험에서 출제된 현금흐름표, 리스회계 문제가 세무사 2차시험 재무회계(100점 만점의 60점 배점) 문제와 거의 동일한 유형으로 출제됐다”며 “국세청 장기근속 세무공무원은 세무사 시험의 1차시험 면제 또는 2차시험의 세법학 1부·2부를 면제받을 수 있어서, 회계학 1부·2부만을 시험과목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무사 자격증을 따려는 국세청 직원들이 먼저 해당 문제를 풀어본 덕에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어 “지난해 국세공무원의 세무사 2차시험 최종 합격자 수는 26명인데 반해 올해 최종합격자 수는 72명으로 급증했고, (비율도) 총합격자 수의 3.7%에서 9.9% 수준으로 폭증했다”며 “합리적인 의구심이 들어 문제유출에 대한 출제위원과 국세청 내부시험과의 연관성 등 철저한 진상조사를 청원한다”고 썼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도를 넘는 의혹 제기라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오래전에 국세청이 아닌 산업인력공단이 세무사 시험을 주관하도록 했다”며 “조직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세무사 시험 문제는 구성 등에 있어서 국세청 내부시험과 문제 자체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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