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군함도 강제노역' 또 숨겼다..정부 "강한 유감" 표명

류란 입력 2019. 12. 3. 21:30 수정 2019. 12. 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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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나가사키의 인공섬 하시마.

군함을 닮았다고 해서 우리에겐 군함도로 더 잘 알려져 있죠.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 강제 노역이 이뤄졌던 곳입니다.

2015년 일본은 ​이 군함도 등 ​강제징용 시설 7곳을 ​포함해 23곳을 ​산업혁명 유산이라며 세계유산에 등재합니다.

당연히 반발이 거셌죠.

결국 일본은 강제 징용을 인정하면서 희생자를 기리는 시설 건립까지 ​약속했습니다.

4년이 지났는데, 어떨까요?

어제(2일) 일본이 보고서를 냈는데, 약속 이행은 커녕, 앞으로도 지킬 계획이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류란 기자입니다. ​

[리포트]

일본이 '군함도'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 2015년, 미국 하원 의원들까지 나서 "일본은 전쟁포로를 노예 노동자로 부린 역사를 공식 인정해야 한다"며 등재를 반대했습니다.

그러자 세계유산위원회는 시설의 전체 역사를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고, 이 문구를 등재 결정문 주석으로 달았습니다.

당시 일본 측은 위원회 회원국들 앞에서, "본인 의사에 반한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정보센터 등 희생자를 기리는 조치를 약속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7년 제출한 첫 '이행보고서'는 약속과 달랐습니다.

강제노역 대신 일본 산업을 지원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정보센터도 군함도에서 1,000km 떨어진 도쿄에, 그것도 일반인 대상이 아니라 전문가 연구시설인 '싱크탱크' 형태로 짓겠다고 밝힌 겁니다.

이에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6월, 일본이 2015년 약속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당사국과 대화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어제(2일) 2차 보고서를 냈는데, 달라진 건 없습니다.

일본은 애초에 징용 문제에 관한 요구는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쓰/일본 외무상/오늘 기자회견 :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에 관한 보고를 요구받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일본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약속 이행을 강제할 방법이 없고, 세계유산 등재 취소도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세계유산 등재 후 취소된 사례는 2건 있지만, '보존 부실'이 취소 이유였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류란 기자 (nan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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