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찰기 3대 한꺼번에 왔다..北 보란듯 일부러 위치도 노출
일주일 새 8번째 공개 대북 정찰
미국이 3일 하루 동안 3대의 특수정찰기를 위치발신장치를 켠 상태로 띄워 대북 감시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3대 등장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최근 1주일 사이 미군의 여덟 번째 공개 대북 정찰이다.
미군 정찰기의 출동은 지난달 말부터 계속되고 있다. 미군은 지난달 27일과 28일 해군 정찰기인 EP-3E(오라이언)와 공군 E-8C·RC-135V(리벳 조인트)를 동원해 한반도 상공을 정찰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미 공군 U-2S 정찰기가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도 상공을 비행했다.
EP-3E는 전파 정보(엘린트) 수집에 특화된 정찰기로 미사일 발사 전후 방출되는 전자신호와 핵실험 때의 전자기 방사선 신호를 포착한다. 리벳조인트는 통신·신호정보(시긴트)를 전문적으로 수집·분석하는 일종의 ‘감청 정찰기’로, 적의 활동을 미리 파악하는 데 쓰인다. 이들 정찰기 모두 이동식발사차량(TEL)과 야전군의 움직임 등을 포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미군은 이들 정찰기를 의도적으로 노출시켰다. 군 당국자는 “미 정찰기는 일상적으로는 사전 계획에 따라 위치발신장치(ADS-B)를 끈 채 임무를 수행한다”며 “ADS-B를 켜고 움직였다는 건 의도를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발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이 북한을 정찰하는 동시에 대북 경고까지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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