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별동대원 휴대폰은 아이폰.. 비밀번호 못풀어 수사 스톱

강동철 기자 2019. 12. 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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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선거개입 의혹] 6자리 비밀번호 경우의 수 560억개
FBI, 테러범 아이폰 비번 못풀어 애플에 해제 요청했다 거절당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상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검찰 수사관 A(48)씨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증거 분석) 작업이 3일 오전 '아이폰 잠금장치'에 막혀 일단 중단됐다.

검찰은 전날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 수색해 A씨의 휴대전화를 확보, 서울 대검찰청 포렌식센터에서 분석 작업을 시작했다. 변사자 유품을 압수당한 경찰은 검찰에 분석 과정 참관을 요구했고, 결국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수사관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포렌식이 진행됐다. A씨가 잠금장치를 걸어놓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검찰 관계자는 "아이폰 잠금장치는 대검찰청 장비로도 푸는 게 어렵다"며 "외부 업체의 힘을 빌려 잠금장치를 해제한 적이 있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했다. 잠금장치를 풀지 못한다면 하명 사건 수사 전체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2015년 연방수사국(FBI)이 테러범의 아이폰 암호를 풀지 못해 애플에 도움을 구했다가 거절당한 일도 있었다.

아이폰 잠금장치 체제는 '여섯 자리 암호'를 기본으로, 모델에 따라 '지문 인식' 또는 '얼굴 인식'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자가 잠금장치로 두 가지 이상을 설정했더라도 한 가지 인증만 통과하면 휴대전화는 열린다. A씨가 어떤 방식으로 잠금 설정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입장에서 최선은 A씨가 지문 인식을 사용한 경우다.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A씨 시신에서 지문을 확보함으로써 해결 가능하다. 지문 인식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잠금 해제 난도는 급등한다. 암호로 잠금 설정을 해놓은 경우, 숫자나 영어 대·소문자 등을 조합한 6자리를 입력해야 한다. 경우의 수는 560억개가 넘는다. 사람이 12초마다 하나씩 밤낮없이 입력할 경우 144년 걸린다. 만약 휴대전화에 '비밀번호 연속 10회 입력 실패 시 모든 데이터 삭제' 설정이 걸렸다면 모든 증거를 잃을 수도 있다.

안면 인식도 마찬가지다. 시신이나 생전 사진을 이용해서는 아이폰의 안면 인식 기능을 해제하기 어렵다. 아이폰이 눈동자 움직임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다만 사진을 활용해 아이폰 잠금장치를 속인 사례가 있었다는 외신 보도도 있다.

A씨가 생전 지문 인식을 사용했더라도, 휴대전화가 일단 한번 꺼졌다면 다시 켤 때 반드시 암호를 요구한다. A씨가 스마트폰 데이터를 PC에 백업해뒀다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는 있다. 그러나 통상 통화나 문자 수·발신 목록까지 백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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