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국회 마비, 국민 절반 이상 "한국당에 가장 큰 책임"

유성애 입력 2019. 12. 4. 07:36 수정 2019. 12. 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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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책임론 53.5% 〉 민주당 책임론 35.1%

[오마이뉴스 유성애 기자]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종료(10일) 일주일을 앞두고 사실상 멈춘 가운데, 국민 10명 가운데 약 5명은 국회 마비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자유한국당에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인식하는 국민은 10명 가운데 약 3.5명이었다.
지난달 29일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과 유치원 3법 등을 막기 위해 본회의에 상정된 199개 안건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신청을 하면서 정기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3일 하루 동안 전국 성인남녀 501명(응답률 5.4%)을 대상으로 이번 국회 마비 사태에 대한 정당 책임성 인식을 조사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열흘도 남지 않은 가운데, 민생 법안 등 서로 합의한 법안도 처리하지 않는 등 국회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이 어느 당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선택지 1~4번 무작위 배열)
1번. 더불어민주당
2번. 자유한국당
3번. 바른미래당
4번. 정의당
5번. 기타 정당
6번. 잘 모르겠다(모름/무응답)

조사 결과,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당으로 한국당을 지목한 응답이 절반을 넘은 53.5%을 기록해, 민주당을 지목한 응답 35.1%보다 18.4%p 높게 나타났다. 이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p)를 크게 벗어난 수치다. (그 외 바른미래당 4.2%, 정의당 1.5%, 기타정당 1.5%, 모름/무응답 4.2%)

이 결과는 무더기 필리버스터 신청에 대해 "불법인 패스트트랙을 막으려 필리버스터를 신청했으며, 이는 합법적 저항"이라는 한국당의 논리에 국민들은 크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지난달 29일 어렵게 법사위를 통과하며 본회의 통과가 유력했던 민식이법(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 등)이 사실상 필리버스터 신청에 막히면서 역풍이 불고 있음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까지 모두 막았다"며 "민생을 볼모로 국회를 사실상 식물화시켰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60대·보수층 제외하고 거의 모든 계층에서 한국당 책임론 다수

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보면 60대 이상(한국당 38.3% vs 민주당 46.5%)과 보수층(20.9% vs 61.0%), 한국당 지지층(5.7% vs 79.8%)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계층에서 한국당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경기·인천(한국당 62.3% vs 민주당 28.8%)과 대전·세종·충청(53.6% vs 35.5%), 서울(52.4% vs 40.7%), 부산·울산·경남(50.0% vs 38.5%), 광주·전라(43.7% vs 32.9%)에서 한국당 책임론이 우세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한국당 41.9% - 민주당 37.6%로 한국당 책임론이 살짝 높았지만 오차범위 내였다. 세대별로는 40대(65.9% vs 23.6%)와 30대(62.0% vs 26.8%), 20대(55.0% vs 34.0%), 50대(53.4% vs 39.0%)가 한국당 책임론에 무게를 실었다.

정치성향별로 살펴보면, 민주당 지지층의 94.4%, 정의당 지지층의 91.1%, 이념적 진보층의 76.1%가 이번 국회 마비 사태의 책임 정당으로 한국당을 지목했다. 일방적인 수치다.

주목할 점은 중도층의 민심이다. 이념성향에서 가장 많은 샘플을 차지하는 중도층은 '한국당 책임'이 55.1%로 '민주당 책임' 33.7%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중도층의 수치는 전체 여론조사 결과와 유사한 결과이기도 하다.

"민식이법 불발 역풍"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연구소장은 "최근 화제가 된 민식이법 등 어린이 생명안전법안의 국회 통과가 막힌 게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 때문이라는 여론이 조사결과에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사에 답한 일반 국민들은, 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까지 하면서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몰랐을 수 있다"면서 "표면적 현상만을 보고 한국당 때문에 국회가 마비됐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여론이 향후 한국당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일 저녁 황교안 대표가 주재한 한국당 최고위원회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종료(12월 10일)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새롭게 선출되는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공수처법, 선거법 개혁안)을 처리하기 위해 4+1(민주당,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를 통해 세부 합의를 진행하며 한국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 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전국 19세 이상 성인 9349명에게 접촉해 최종 501명이 응답을 완료해 응답률은 5.4%다. 조사 대상은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선정했고, 통계보정은 2019년 7월 말 행정안전부 국가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사후가중치 부여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앞둔 국회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기습 선언으로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 등의 일괄 처리가 어려워졌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하루 앞둔 그리고 패스트트랙 법안 중 검찰개혁 법안이 이틀 뒤 본회의에 부의되는 1일 오후 국회 출입문 교통표지판 너머로 국회 본관이 보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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