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PD수첩, 중요 수사 부정적 영향 주기 의도 명백..검찰·출입기자단 명예훼손"

유희곤 기자 2019. 12. 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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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9년 12월3일 MBC <PD수첩> ‘검찰기자단’편

검찰이 출입기자단과 검찰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수사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PD수첩>은 지난 3일 ‘검찰기자단’편에서 지난해 사법농단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공보관의 언론대응활동, 전 검찰 출입기자 인터뷰 등을 방송했다.

대검찰청은 4일 A4용지 한장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차장검사의 브리핑,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공보는 국민 알권리 보장과 오보방지 등을 위해 공개적으로 진행했고 당시 규정에 따른 정상적인 공보활동이었다”고 밝혔다.

<PD수첩>은 지난 1월11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검찰 출석 조사를 받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귀가 일정을 기자단에 알린 점을 문제삼았다. 검찰이 지난해 8월22일 헌법재판소를 압수수색했다는 장용진 당시 아시아경제 기자의 단독 기사가 오보라고 알려준 3차장과 기자의 통화 녹취파일도 공개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검찰 조사 당시) 다수의 기자들이 검찰청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출입기자단 간사(대표)가 양 전 대법원장 귀가 일정을 구두로 문의해 이를 답변한 것으로 국민 알권리 보장을 위해서였다”고 반박했다. 녹취파일에 대해서도 “헌재가 아닌 헌재 파견판사의 e메일 계정을 압수수색했다는 취지로 오보를 정정해줬고 모 판사의 소환조사 상황도 이미 관련기사가 나와 경과를 확인해준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2018~2019년) 사법농단 사건 수사는 3차례에 걸친 대법원의 조사결과 발표와 시민단체의 고발 등으로 혐의사실이 이미 전면적으로 공개된 데다 대법원에서 내부 문건을 공개한 상황에서 진행됐다”면서 “언론의 오보방지를 위한 설명은 공식 공보관의 정상적인 업무”라고 반박했다.

<PD수첩>이 검찰과 언론의 유착이 의심된다며 주로 예로 든 사법농단 사건 수사는 경향신문 등 언론 보도로 시작했다. <PD수첩>도 2018년 7월10일 ‘양승태의 부당거래’편에서 서울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조깅하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추격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임 전 차장은 제작진이 소속을 밝히자 전속력으로 달려갔고 제작진이 임 전 차장을 따라가면서 질문하는 장면이 편집없이 방송에 나왔다. 당시 <PD수첩> 진행자인 한학수 PD는 “(임 전 차장이) 저렇게까지 카메라를 피해 뛰어가는 걸 보니 안타까울 뿐입니다”고 말했다.

이밖에 검찰은 <PD수첩>이 자막으로 대검 대변인이 제작진의 질문에 답변한 것처럼 방송했으나 대변인 인터뷰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해당 방송이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수사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명백한 것으로 보여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검찰이 언급한 중요 수사는 청와대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를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보인다. 모두 현 정부 전·현직 핵심인사가 수사선상에 오른 사건이다.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10월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비위 의혹 보도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검은 지난 10월11일 한겨레가 보도한 <“윤석열도 별장에서 접대” 검찰, ‘윤중천 진술’ 덮었다>는 제목의 기사에 “사전에 사실 무근이라고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중요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허위 음해기사가 보도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윤 총장은 하모 한겨레 기자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서울서부지검이 수사 중이다.

한 PD는 이날 대검의 입장문 발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상적인 판단은 방송을 보신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검이 <PD수첩>의 공식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대검이 지적한 ‘대검 대변인’으로 자막이 나간 부분은 ‘대검 대변인실 직원’이 맞기에 정정한다”고 말했다.

2018년 7월10일 MBC <PD수첩> ‘양승태의 부당거래’편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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