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 성폭행한 '정보사' 군인..낙태 강요까지

공윤선 입력 2019. 12. 4. 20:04 수정 2019. 12. 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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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온 탈북민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국군 정보 사령부 소속의 현역 군인들인데요.

북한 정보를 수집한다는 명목으로 접근해서 성폭행을 일삼았다고 하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서 의지할 곳 없는 탈북 여성을 성 노예처럼 부린 겁니다.

공윤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년 전 혼자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온 이은지 씨.

몇 달 뒤 신변 보호 담당 경찰관이 남자 두 명을 소개해줬습니다.

이 남자들은 자기들이 북한 정보 관련된 일을 한다며, 은지 씨에게 정보를 캐물었습니다.

북한에 남은 은지 씨의 동생과 통화를 연결시켜주고, 대신 정보를 캐내라고 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이 일로 동생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은지 씨는 동생을 구해줄 사람은 이 남자들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은지(가명)/탈북자] "제가 북한에서 무슨 일 하다가 온 것까지 다 알고 있고, 연락만 취하면 어떤 사람이든 다 찾아내는 거예요. 저는 무서웠던거죠."

지난해 5월 남자가 은지 씨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했습니다.

그 뒤로 수시로 원치않는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두 차례나 임신을 했고, 그 때마다 낙태를 강요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이 남자는 국군정보사령부 현역 상사였습니다.

[김OO/국군정보사령부 상사] "제가 신분상 인터뷰에 응하면 안돼요. 아직 혐의도 안 나왔고 진행 중인데…"

은지 씨는 김 상사의 상관인 성모 중령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성 중령도 은지 씨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했습니다.

[이은지(가명)/탈북자] "살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쉽게 죽는 방법을 계속 찾아봤거든요. 애기 심장 소리까지 몇번씩 들었는데, 살인자라고 자꾸 꿈 속에서 악몽을 자꾸 꾸거든요."

성폭행 범죄에 대해 한국보다 훨씬 느슨한 북한 사회에 익숙했던 은지 씨는, 뒤늦게 변호사의 도움으로 두 사람을 군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전수미/변호사] "현역 군인이고 업무상 감독의 지위에 있거든요. 성인지 감수성이 굉장히 낮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고, 1년 넘게 성착취를…"

권력과 지위를 이용한 성폭행 사건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에서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적이 있습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영상취재: 황상욱 / 영상편집: 배우진)

공윤선 기자 (ksu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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