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中왕이, 한중 관계 정상화 공감..북핵 불용 확인(종합3보)

배상은 기자 2019. 12. 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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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 넘겨 2시간 반 회담.."많은 합의"
한한령 해제 논의 본격화 가능성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찾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왕이 부장은 지난 2016년 사드 배치로 한중 갈등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방한했다. 2019.1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한중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처음으로 한국를 방문한 중국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 한중 협력 관계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전히 지속중인 한한령(限韓令, 한류 규제 명령) 등 사드 보복 조치의 완전한 해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왕 위원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약 오후 4시 10분께부터 6시 30분까지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강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당초 1시간가량 진행될 예상됐으나 이를 한참 넘긴 2시간 20분 동안이나 회담이 이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이 길어진 배경에 대해 "한해에 마지막으로 가고 있으니 두분이 여유를 가지고 여러 사안을 차분히 논의하다보니 길어졌다"며 "한반도 및 지역 정세, 양국 관계에 대해 골고루 대화했는데 양자 방한이다 보니 양국 관계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더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설정한 연말 대화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양 장관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이날 현재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면서도 중요한 시기라는 인식과 동시에 '북핵불용'의 원칙에 대한 공감대를 상호 확인했다.

당국자는 양 장관이 '북한의 핵보유 용인할 수 없다' '한반도 평화는 유지돼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선 안된다'는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북미가 대화를 통해 진지하고 착실하게 대화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양국이 소통 협력하고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1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사드 갈등 이후 처음이자 양자 차원에서는 5년 6개월만에 이뤄진 왕 위원의 이번 방한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한중 관계 완전 정상화로 본격 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져왔다

왕 위원도 회담 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 관계가 좋은 걸 보여준다. 협력 강화를 위해 논의할 사안도 많았다"며 "많은 합의를 이뤘다"고 말해 기대감을 북돋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중 양국이 차관급 협의를 통해 한한령 해제를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국자는 양 장관이 인적교류를 관장하는 차관급 인문교류 촉진위원회 등을 가까운 시간 내에 열어 필요한 이야기를 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한한령에 대해서 양국 관계를 정상궤도로 가져가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의 방한과 이달 말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계기 문 대통령과 시 주석간 정상회담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왕 위원도 회담 뒤 기자들에게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 "우린 이웃나라이고 고위층 교류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며 "외교채널을 통해 계속 (그 문제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12월 중국을 국빈방문했으나,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이후 방한한 적이 없다. 시 주석이 방한하게 되면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지속된 한중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강 장관은 앞서 이날 모두발언에서부터 양국관계 발전 관련 "다소 미진한 부분을 개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사드 보복 조치의 완전한 해제에 회담의 방점을 찍고 있음을 드러냈다.

반면 왕 위원은 이날 모두 발언을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에 대부분 할애했다. 다만 한국에 대해서는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이며 파트너"라며 유화적인 자세를 지속했다.

최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 과정에서 한미간 균열이 드러난 가운데 한국을 중국에 좀 더 가깝게 끌어당기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왕 위원은 "중국은 시종 일관되게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평화 외교 정책을 수행해 왔으며, 대국이건 소국이건 모두 평등함을 주장하고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주장한다"며 "중국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는 것에 반대하고, 자신의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것에 반대하며, 남에게 강요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는 것에도 반대한다"면서 "최근 세계 안정과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가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패권행위로 국제관계 준칙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미국을 저격했다. 미중 간 무역 협상과 미국의 홍콩인권·민주주의 법안(홍콩 인권법) 제정을 겨냥한 발언이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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