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수단의 압수수색을 '읽다'

김수연 2019. 12. 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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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출범 11일 만에 해경에 대한 전격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히, 해경 본청에 대한 특수단의 압수수색은 지난 2일까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단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방대한 교신내역 자료를 분석한 후, 당시 목포해경서장, 서해해경청장, 해경청장 등 해경 지휘부를 줄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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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세월호 특수단, 열흘 가까이 해경 본청 압수수색

지난달 22일,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출범 11일 만에 해경에 대한 전격 강제수사에 나섰다. 인천 송도의 해경 본청과, 서해지방해경청, 목포·완도·여수해경서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특히, 해경 본청에 대한 특수단의 압수수색은 지난 2일까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단 수사관들이 일요일만 빼고 매일 해경 본청을 방문해 9일에 걸쳐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특수단은 해경 상황실 등에서 '구조', '헬기' 등 참사 관련 키워드를 입력해 관련 문서와 방대한 디지털 자료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경 지휘부의 소통 내역이 초단위로 담긴 TRS(주파수 공용 통신)와 해경 상황실 경비전화 통화내용 등 참사 당일 교신내역의 '원본'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관기사] 검찰, 세월호 참사 해경 교신기록 원본 전체 확보…“구조 실패 규명”(11월23일, 광장 뉴스)

이번 압수수색은 특수단의 수사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특수단이 확보한 TRS는 해경의 구조 실패를 보여줄 핵심 증거로 지목됐지만, 공개된 자료는 조작됐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특수단의 교신내역 원본 확보에서 해경 지휘부의 구조 방기 의혹을 먼저 들여다보겠다는 수사 방향이 읽힌다. 해경 지휘부 가운데 검찰이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한 건 참사 당일 현장지휘관(OSC)였던 123정장 한 명 뿐이다.

특수단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방대한 교신내역 자료를 분석한 후, 당시 목포해경서장, 서해해경청장, 해경청장 등 해경 지휘부를 줄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특수단이 지난달 22일 해경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5년 전, 같은 곳 다른 압수수색

그런데 검찰은 이미 5년 전, 이 교신내역 확보를 시도한 적이 있다. 세월호 참사 직후 해경의 구조 방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출범한 광주지검 수사팀이 2014년 6월 5일 해경 본청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당시 해경 측에서 지휘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전산망 자료를 주지 않았다. 압수수색에 나선 수사관들도 "해경 측 협조 없이 강제로 압수하지는 마라"는 윗선의 지시를 받아 소극적으로 일관했다.

오후 4시 경엔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광주지검 수사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꼭 압수를 해야 겠느냐"고 물었다. 결국 수사팀은 저녁 7시경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4시간 뒤인 밤 11시경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완료했다. 외압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특수단 칼날, 어디까지 향할까

이처럼 청와대가 법무부를 통해 당시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정황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수단의 칼날이 해경 지휘부를 넘어서 가장 윗선까지 향할 지 주목되는 이유다. 특수단이 외압 의혹까지 들여다본다면 당시 검찰 수사팀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임관혁 수원지검 안산지청장이 이끄는 세월호 특수단장은 지난 11일 현판식 등의 행사를 생략하고 조용히 출범했다


특수단은 지난달 11일 출범하며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임관혁 단장이 이끄는 수사팀은 출범 6일 만에 목포신항 세월호에서 유가족들과 만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조사하겠다"는 수사 의지를 전했다. 그 수사 의지가 끝까지 관철될 지는, 지켜봐야만 알 일이다.

김수연 기자 (sykb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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