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철'에서 '지오옥철'로.."9호선 돌려내"

문예슬 2019. 12. 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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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역삼까지 출퇴근을 하면서 쾌적하고 안전한 지하철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먼 길도 다녔는데, 오늘은 아주 제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왜 가만히 있는 사람을 이렇게 괴롭히나 싶었고 고작 몇 푼 벌겠다고 모르는 사람들과 살 맞대며 사람 체온 가득 찬 지하철에서 땀을 흘리며 가야 하는지..자동차가 없는 나를 탓해야지.. 아주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KBS 취재진이 오늘(5일) 새벽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으로 직접 나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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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역삼까지 출퇴근을 하면서 쾌적하고 안전한 지하철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먼 길도 다녔는데, 오늘은 아주 제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왜 가만히 있는 사람을 이렇게 괴롭히나 싶었고 고작 몇 푼 벌겠다고 모르는 사람들과 살 맞대며 사람 체온 가득 찬 지하철에서 땀을 흘리며 가야 하는지..자동차가 없는 나를 탓해야지.. 아주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9호선,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출근길'

지난 2일 서울 지하철 1단계 구간(개화~신논현)을 운영하는 서울시 메트로 9호선의 민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이 글뿐 아닙니다. 비슷한 내용의 게시글은 이번 주부터 하루에 수백 개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KBS 제보 게시판에도 요 며칠 비슷한 제보가 줄을 이었습니다.

KBS 취재진이 오늘(5일) 새벽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으로 직접 나가봤습니다. 취재기자는 지난 5년간 매일 아침마다 이 역을 이용했습니다. 평소에도 얼마나 붐비는 곳인지 잘 알기 때문에, 웬만한 혼잡도에는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요. 그런데, 확실히 달랐습니다. 역사는 평소보다 더 붐볐고, 환승을 앞둔 승객들의 표정은 비장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출근길, 달리는 승객들


'6량화' 마쳤는데 되려 높아진 급행열차 혼잡도

이상한 일입니다. 서울시는 지난달 초 9호선 모든 4량 열차를 6량으로 바꾸는 작업을 마쳤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주부터는 현재 37편성인 6량 열차를 40편성으로 늘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출근길 급행열차의 혼잡도는 156%에서 137%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많은 승객들과 기자가 느낀 대로 출근길 급행열차의 혼잡도는 전혀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번 주 사흘간의 급행열차 혼잡도는 개편 전보다 높은 159%를 기록해, 예측이 크게 엇나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호선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급행열차에 몰리는 수요를 일반열차로 분산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예상과 달리 승객들이 계속 급행에 몰리고 있다"며, "급행을 타던 습관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개편 전 시뮬레이션을 하긴 했지만, '몇 량이 늘어나면 몇 명이 더 탈 수 있고 그러면 혼잡도가 이만큼 줄어든다'와 같은 산술 계산이 전부이다 보니, 승객들의 행동 패턴까지 예측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승객들이 조금 일찍 나와서 일반열차를 타주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조금 일찍 나와서 일반 열차 타세요?"

9호선의 이 같은 설명이 승객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매일 아침 김포 풍무동에서 출근하는 조한형 씨는 "강남까지 갈 때 급행은 30분 만에 가는데 일반은 57분이 걸린다"며 어떻게 30분씩 일찍 출근할 수 있겠냐고 말했습니다.

물론 "급행이 아닌 일반 열차를 타는 승객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9호선 측의 설명도 일리가 있습니다. 이번 개편으로 일반 열차의 혼잡도는 기존 107%에서 70~80%까지 내려갔습니다. 운행 횟수는 24회에서 30회로 늘어나고, 운행 간격은 5~11분에서 5~9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급행을 타는 승객들의 수가 훨씬 많고, 일반역에 서는 승객들도 급행으로 최대한 움직인 뒤 일반으로 갈아타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단순히 '일반 대 급행 승객'으로 단순화할 문제도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9호선 측은 앞으로 최대 한 달 동안 정밀하게 혼잡도를 측정하고, 편성을 이전으로 돌리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운용의 묘가 필요한 때입니다.

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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