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래고기 사수' 경찰 책임자, 뇌물 수수 의혹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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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으로 검찰과 충돌했던 전직 총경급 경찰 간부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이 경찰 간부에게 돈을 건넨 사람은 이동호(53∙구속) 전 고등군사법원장에게 1억원 가까운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기각된 업자였다.
이 무렵 경찰은 "검찰이 고래고기 유통업자와 유착해 사건을 무마하고 있다"며 울산지방검찰청과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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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강성용)는 전 사천경찰서장 A씨 등에 대해 경남 사천의 식품업체 M사 대표이사 정모(43)씨에게서 현금 500만원과 골프채 등 금품, 향응을 접대받고 여러 고소·고발 건에 대한 편의를 봐준 혐의로 수사 중이다. A씨는 2017년 6월 울산지방경찰청 형사과장에 보임된 뒤 휘하 광역수사대를 통해 9월3일 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의 내사에 착수했다. 환부는 압수물을 본래 소유자 등에게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열흘 뒤 시민단체 등에서 고발장을 접수한 뒤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것도 A씨다.
이 무렵 경찰은 “검찰이 고래고기 유통업자와 유착해 사건을 무마하고 있다”며 울산지방검찰청과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고래고기 환부 사건은 2016년 4월 울산경찰청이 밍크고래를 불법으로 포획하고 유통한 업자 4명을 검거하면서 고기 27t을 압수했는데, 한 달 뒤 울산지검 검사 B씨가 이 중 21t을 업자들에게 돌려준 사실이 시민단체를 통해 폭로되면서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초기 수사를 지휘한 A씨가 사천서장으로 근무한 2016년 지역 업자 정씨와 유착한 사실을 최근 포착한 것이다. 당시 한 내부고발자는 M사가 유통기한이 지난 어묵을 폐기하지 않고 냉동보관했다가 정상 원료와 섞어 어묵을 제조한 뒤 군에 납품 중인 사실을 언론과 경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A씨가 피고발인인 정씨를 불러 고발장과 증거물(영상)을 보여주고 수사 실무를 총괄하는 간부를 통해 수사 대응을 조언해준 혐의로 지난 3일 사천서를 압수수색했다. A씨는 사천서장 재직 때 직원들의 승진 청탁과 함께 5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적발돼 울산경찰청에서 사직했다. A씨는 전화기를 꺼놓아 연락이 닿지 않았다.
특별취재팀=조현일·박현준·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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