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족, 신장 위구르 '탈출' 러시..'한족화' 정책 실패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한족화’하기 위해 각종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소수민족 억압 정책이 현지 생활 여건을 악화시켜 한족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이슬람 소수민족과 새로 이주한 한족의 갈등, 당 간부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 척박한 교육 여건, 소수민족 차별에 대한 불만 등이 겹치면서 한족화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공안의 삼엄한 감시와 통제, 이슬람 소수민족에 대한 대규모 수용소 감금 등으로 국제적인 관심을 끄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한족들이 속속 떠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신장 자치구는 1100만 명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위구르인을 잡아들여 최대 100만 명을 강제수용소에 구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하원은 지난 3일(현지시간) 위구르 탄압에 관여한 중국 인사들에게 비자 제한과 자산 동결 등 제재를 하는 내용의 ‘2019 신장 위구르 인권 정책 법안’을 통과시켰다.
신장 위구르 지역은 국제적으로 인권탄압 비난을 받으면서 내부적으로도 각종 문제를 안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의 한 소식통은 “신장 내 이슬람 소수민족을 겨냥한 각종 조치에 대해 중국 관리들과 현지인들 사이에서 극심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도 왕양 부총리의 보고를 받아 한족의 불만 등 문제점을 알고 있다”고 SCMP에 전했다.
정치국 상무위원인 왕양 부총리는 지난해 4월과 올해 3월, 7월 등 세차례 신장 지역을 방문해 현지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시 주석에게 보고했다.
한 소식통은 “신장에서의 생활은 당 간부들에게도 아주 힘들다”며 “이들은 몇 주 동안 연속으로 일하면서 하루도 쉬지 못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장 지역에 파견된 당 간부들은 위구르인의 집에 같이 살면서 감시를 해야하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불만과 적대감을 그대로 느끼면서 불안한 삶을 살고 있다.
소식통은 “위구르인과 함께 사는 당 간부들은 현지인과 잘 지내기 위해 자기 돈을 쓰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프로그램을 거부하는 간부는 곧바로 해고되는 경우도 있어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생활에 염증을 느낀 간부들은 조기 퇴직을 통해 신장 지역을 벗어나려 하지만 당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퇴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신장 자치구는 생활 및 교육 여건이 열악해 현지에 파견된 당 간부들은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는 ‘기러기 아빠’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한족들에게 신장 지역으로 이주하도록 장려하는 정부 정책과 달리 현지 한족 인구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2010년 신장 지역의 한족 수는 883만 명으로 이 지역 인구의 약 40%를 차지했지만, 2015년에 860만 명으로 줄어들며 인구 비중도 36%로 낮아졌다.
한 신장 전문가는 “한족들은 신장의 고달픈 삶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지만, 신장 떠나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저출산도 한족 인구 감소의 요인이 되고 있다. 신장 지역의 이슬람교도들은 한족보다 출산율이 훨씬도 높아 인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족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자 신장 자치구의 우루무치 공안 당국은 지난해 여름부터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우루무치 공안국은 “현재 인구조사가 진행중이어서 주민등록 이전 신청이 중단됐다”며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이동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신장 지역의 민족 갈등은 국영기업의 경제 독점, 위구르인에 대한 차별, 부패 등 구조 문제에서 비롯된다”며 “국영 기업이 경제를 장악하면서 위구르인들이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장의 경제의 3대 축은 에너지와 교통, 문화 산업인데, 국영 기업들이 석유, 화학, 철도, 항공 등 각 분야를 장악하면서 신장 토종 기업의 감소와 위구르인의 실업률의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신장 지역에서 극단주의가 확산되는 토양의 성분을 파악해야 해결책이 나온다”며 “현지 공장이 늘어나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위구르인들은 땅과 자원을 한족에게 빼앗긴다는 박탈감을 느낀다”고 진단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몰카 집단 성폭행' 최종훈 이어 정준영도 1심 불복 항소
- '짝사랑' 접대부 찌른 20대女 재판서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사랑해"
- 노소영에게 쏟아지는 응원.."멋있고 존경할 만한 분"
- 피 토하며 의식 잃은 기사 버스에 치인 20대 여성 사망
- "왜 담배 안끊어" 이혼소송한 남편, 본인도 흡연자
- 강지환 집행유예에 훌쩍인 日팬들..법원 "참회하라"
- 엄마들 "급식비 인상" 문자에..한국당 김재원 "계속하면 삭감한다"
- "BJ찬, 흉기도 썼다.. 숨 못 쉬는데 얼굴에 물 붓더라"
- "조국씨가 무시무시한 짓을 한 거야"
- 음식 찾는 소년 쓰레기통에 냅다 꽂아 넣고는.. "재미로 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