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어린이집 급·간식비' 인상 호소 문자에..김재원 "스팸 계속 넣으면 더 삭감" 답장
[경향신문]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22년째 오르지 않고 있는 어린이집 급·간식비를 현실화해 달라는 ‘엄마’들의 문자를 받고 “스팸 넣지 말라”며 “계속하면 더 삭감하겠다”고 대응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에 따르면 이 단체의 회원들은 2020년도 예산심사를 벌이고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들에게 어린이집 급·간식비 인상이 왜 필요한지를 알리는 문자를 보냈다가 김재원 위원장으로부터 이처럼 ‘스팸’ 취급하는 답장을 받았다.
현재 어린이집 급·간식비 ‘최소기준’은 점심급식과 오전·오후 간식을 모두 포함해 0~2세는 1745원, 3~5세는 2000원이다. 0~2세, 3~5세 급간식비 모두 22년째 동결 중이다. ‘정치하는 엄마들’에 따르면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급·간식비를 더 높인 어린이집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어린이집에서는 급식·간식비를 22년째 동결된 ‘최소기준’에 맞추고 있다.
어린이집의 급·간식비 인상은 올해 역시 불투명하다.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와 협의해 작성한 2020년 예산안엔 어린이집 0~2세 ‘최소’ 급·간식비(1745원)만 단 60원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작성한 내년 예산안은 국회 각 상임위의 예비심사를 거치는데,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는 어린이집 급·간식비 현실화에 대해선 여야 이견이 없었다. 다만 다른 쟁점 예산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어린이집 급·간식비를 제대로 인상하라는 내용이 담긴 예비심사보고서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기지 못했다. 남인순 의원 측은 “여야 4+1 회의체에 3~5세 간식비 최소기준은 2559원, 0~2세 간식비 최소기준은 2600원으로 인상해야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어린이집 급·간식비 인상은 내년 예산안 심사를 주관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예결특위)에 달려 있다. ‘정치하는 엄마들’이 예결특위 위원들과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낸 것도 그 이유에서다. 그런데 급·간식비 인상을 호소하는 엄마들의 문자에 김재원 위원장이 ‘스팸’ 취급하며 “더 삭감하겠다”고까지 답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인 ‘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활동가는 “세종의 기획재정부 어린이집에선 급·간식비가 3300원, 보건복지부 어린이집은 3862원, 국회 어린이집은 3800원, 서울시청 어린이집은 6391원인데 다른 아이들에게는 (1745원에서 60원 오른) 1805원으로 충분하다는 것인지 정부와 국회에 묻고 싶다”면서 “현재의 물가를 반영한 어린이집 급·간비 인상을 위해선 912억원이 필요한데, SOC 사업 예산에는 9000억원, 9조원 펑펑 쓰면서 912억원이 없어서 급식차별을 하겠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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