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달라"..생 마감하려 한 청년들 위로한 판사

구현희 입력 2019. 12. 7.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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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한 청년들을 법정에서 따뜻하게 위로하고 배려한 판사가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생을 포기하지 말라고 호소한 판사는 집행유예로 풀려난 청년에게 사비로 차비까지 챙겨줬습니다.

구현희 기잡니다.

[기자]

신변을 비관해 인터넷에서 만나 동반 자살을 시도한 청년들.

다행히 미수에 그쳤습니다.

울산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자살방조 미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2명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재판장인 박주영 울산지법 부장판사는 재판 말미에 이들을 향해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박 부장판사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을 막을 수만 있다면, 강제로라도 장기간 구금해야 하는 건 아닌지 깊이 고민했다며 스스로 생을 포기하려고 한 깊은 고뇌와 참담한 심정을 다 이해할 순 없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니 살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또, 우주가 도서관이라면 우리 모두는 한 권의 책으로, 한번 시작된 이야기가 허망하게 도중에 끝나서는 안되고 앞으로 이들이 써 내려갈 다음 이야기를 우리 모두가 궁금해한다는 걸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을 위해 동료 수감자가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사실도 알렸습니다.

선고를 마친 박 부장판사는 이들을 위해 자신이 직접 골랐다며 두 권의 책을 선물로 건넸습니다.

특히 구속됐다 풀려난 한 청년에게는 멀리 떨어진 집까지 가는 차비에 보태고 세 살 조카의 선물도 사가라며 자신의 사비 20만 원을 따로 챙겨줬습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던 이들은 재판부의 따뜻한 위로와 배려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재판부는 세상에서 고립돼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는 한 우리는 결코 잘살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며 눈길을 주고 귀 기울여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누군가를 살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부장판사는 판사 생활을 하면서 피고인에게 돈을 건넨 것은 처음이라며 어떻게든 이들에게 삶의 의욕을 불어넣어 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jcn뉴스 구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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