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맘카페 발칵..'분유 사기 사건' 고발 잇따라

박형수 2019. 12. 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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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와 맘카페 회원들 사이에서 분유·기저귀 사기를 당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중고나라 사이트]
아기 엄마들이 육아 정보를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맘카페가 최근 '분유 사기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8일 전국 여러 지역의 맘카페와 중고나라 사이트에 동시다발적으로 '김○○ 분유 사기 사건'이라는 제목의 고발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김모씨는 여러 중고나라 번개장터나 인스타그램 등에 자신을 '분유·기저귀 판매 대행업자'라고 소개하고, 회원들에게 주문을 받아 물건을 납품해왔다.

김모씨는 분유를 시중가에 비해 한 캔당 5000원가량 싸게 팔았고, 주문자의 전화나 문자에 즉각 응답해 신뢰를 쌓아왔다. 주문량이 폭주해 물건 확보가 늦어지면 자신이 마트에서 정상가에 물건을 구매한 뒤, 구매자에게는 약속한 저렴한 가격으로 배송을 해줬다고 한다.

구매자가 한번에 많은 양을 주문하거나 재구매 횟수가 늘어나면 할인 폭을 대폭 올려, 맘카페 회원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그러다 이달 초 김모씨가 갑자기 주문자의 전화나 문자를 받지 않았고,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로 바뀌었다는 게 회원들의 주장이다.

피해자들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김모씨에게 분유·기저귓값을 미리 보내고 물건을 받지 못한 회원은 현재 3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금액은 10만원대부터 1000만원대로 다양하며 피해 지역도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물론 부산·경남 등 전국적이다.

피해를 본 한 회원은 "김모씨는 한번 거래를 하면 본인 주민등록증을 복사해 보내주기도 하고 자기 아이 이름과 생일까지 가르쳐줬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가족사진을 올려놔 아이 얼굴까지 다 안다"며 "이런 사람이 사기를 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피해자는 "김씨 연락처가 갑자기 '없는 번호'로 나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당황했다"며 "다른 것도 아니고, 아기들이 쓰는 분유와 기저귓값을 사기쳤다는 데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피해 상황이 정확히 파악되는 대로 김모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이들은 "김모씨가 아이디를 여러 개 갖고 있으며, 현재도 같은 수법으로 다른 사이트에 접속해 사기 행각을 이어가고 있다"며 "피해 사실이 빨리 알려져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형수·신혜연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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