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교실에 흉기 든 괴한 침입..제압 전 경찰 통제 없어
[앵커]
지난주 금요일 밤, 서울 강북구의 한 야구교실에서 흉기를 든 한 남성이 침입했습니다.
자칫 인명피해가 날 수도 있었지만, 범인을 제압한 건 경찰이 아니라 야구교실 코치였습니다.
제압하기 전에 출동한 경찰의 현장 통제가 미흡하지 않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파란색 점퍼를 입은 남성이 흉기를 들고 다가오자 다른 남성이 골프채를 들며 물러섭니다.
잠시 뒤 경찰차가 도착하고, 경찰관들이 대치 현장으로 뛰어갑니다.
지난주 금요일 밤,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야구교실에 들어와 시민들을 위협했습니다.
[박진규/사건 현장 피해자 : "제 뺨을 때리면서 '술 먹지 마라'라고 이런 식으로 무슨 말을 하더라고요. 칼을 빼서 '다 죽여버린다'라고…"]
야구 교실에는 코치와 초등학생 회원 등 모두 6명이 있었습니다.
건물 현관 앞에서 대치하던 남성은 사람과 경찰이 몰려오자 이 골목길로 빠져나갔습니다.
하지만 이 골목길에서 야구 코치에 의해 제압됐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지켜만 보던 중, 흉기를 든 남성이 달려들었고 경호원 출신의 야구 코치가 뒷발차기로 쓰러뜨린 겁니다.
[김정곤/야구교실 코치/흉기 난동자 제압 : "학생이 있고 여자분도 있는 상태에서 누군가 다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내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찰나의 순간에 들어서 저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발차기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그제서야 일제히 달려가 이 남성을 제압했습니다.
[김정곤/야구교실 코치/흉기 난동자 제압 : "(경찰이) 상황 판단하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고, 자칫하다가 저도 다칠 수 있었던 것이고..."]
경찰은 올해 1월 암사역 흉기난동 사건을 계기로 물리력 행사 기준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흉기를 이용한 위력 행사는 권총까지 사용해 제압할 수 있도록 했는데도 또다시 소극적 대응을 한 겁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흉기를 들었더라도 현장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경찰관과 시민이 협력해 검거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흉기 난동을 부린 남성은 특수협박과 폭행 혐의로 어제 구속됐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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