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양도세 피하자"..슈퍼개미 대량매도 '주의보'

김동현 입력 2019.12.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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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들, 세무당국 노출 피하려 매도 공세..대주주 조건 내년 4월부터 10억원으로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내년부터 대주주 요건이 강화됨에 따라 사업연도 결산일(12월31일)을 앞두고 절세를 위해 슈퍼개미들이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도소득세 회피를 목적으로 슈퍼개미들의 순매도 러시가 본격화될 경우 코스피 종목보다 코스닥 종목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코스닥 종목에 대한 투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의 보유 주식 기준을 2016년 이후 단계적으로 낮춰나가며 양도소득세에 대한 과세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2016년의 과세대상 대주주 기준은 종목당 보유 시가총액이 코스피 25억원, 코스닥 20억원으로 설정됐지만 2018년에는 코스피 15억원, 코스닥 15억원으로 낮아졌다.

2020년에는 코스피 10억원, 코스닥 10억원으로 각각 5억원씩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낮출 예정이며 2021년에는 코스피 3억원, 코스닥 3억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올해의 경우 12월31일까지 코스피 상장사 한 곳의 지분 1% 또는 10억원 어치 이상을 보유하거나, 코스닥 상장사 지분 2%(금액 기준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경우 대주주로 인정된다.

대주주로 인정될 경우 향후 주식을 양도할 때 발생한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된다. 세율은 회사 규모, 주식 보유 기간 등에 따라 차등 적용되지만 최소 20%~35% 수준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슈퍼개미들은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해마다 12월에 투매를 했다가 폐장하기 전날 또는 이듬해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반복한다.

주식을 매도하더라도 계좌에서 주식이 빠져나가는 것이 2거래일 이후이기 때문에 12월 중순부터 12월말에 슈퍼개미들의 보유지분 줄이기 작업이 집중되는 것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남은 기간 동안 코스닥 대형주 및 중형주를 중심으로 양도소득세 회피 목적의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양도세 부과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최근 5년간 12월에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도 행보를 보였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2014년 7798억원, 2015년 1조3769억원, 2016년 1조4446억원, 2017년 3조6645억원, 2018년 1조2338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2014년 1625억원, 2015년 2087억원, 2016년 1431억원, 2017년 1조4669억원, 2018년 3455억원 등 순매도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사업연도 결산일인 12월 30일을 역순으로 계산해볼 때 24일 이전에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 현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1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231억원 순매수, 코스닥 180억원 순매도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직 슈퍼개미들의 움직임은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갈수록 투매 현상이 집중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매년 연말 기준으로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 유지될 경우 대주주 지정을 회피하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가 다시 매수하는 현상이 반복될 수 밖에 없고 이로인한 피해는 일반 투자자가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득세 과세 대상 대주주 기준이 2021년 3억원까지 낮아질 경우 상장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주주 개념과는 멀어질 수 밖에 없어서 현행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논리도 포함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큰 코스닥에서 슈퍼개미들의 양도세 회피를 위한 투매가 시장 왜곡을 심화시킬 수 있어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증권거래세가 폐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도세 확대 정책이 시행되는 것은 이중과세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둘 중 하나는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거래세가 낮아졌지만 미국과 일본은 증권거래세가 없고 중국, 홍콩, 태국, 싱가포르는 양도세도 없다"며 "증권거래세와 양도세를 모두 부과하는 것은 세부담을 증가시키고 과세 원칙을 깨는 것으로 볼 수 있어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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