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지도 않는 얼음팩..年 2억 개 버릴 곳이 없다

최훈 입력 2019. 12. 11. 20:34 수정 2019. 12. 1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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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신선 식품을 집으로 배달시키면 이렇게 얼음팩도 함께 오는데, 편리해서 많이 쓰긴 하지만, 재활용도 안 되고, 잘 썩지도 않아서,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에서만 이 얼음팩을 1년에 2억 개 씩 쓴다고 하는데요.

최훈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마장동 축산시장의 한 정육점입니다.

소 한마리를 해체한 뒤 한우를 잘 포장해서 배송 박스에 담습니다.

이 박스 하나에 얼음팩 6개가 들어갑니다.

얼음팩 한 개 당 2백 원 안팎, 이 정육점에서만 얼음팩 비용으로 매달 백만 원 씩 쓰고 있습니다.

[문부기/육가공업체] "한 달에 제가 혼자 쓰는 것만 한 1톤 씁니다." (엄청 많이 쓰시네요?) "네. 많이 씁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쓰고 있는 얼음팩은 1년에 2억 개.

인터넷 배송이 활성화 되면서 사용이 급증하고 있지만 집집마다 처치 곤란입니다.

재활용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 얼음팩 성분은 고흡수성 수지라는 일종의 플라스틱으로, 하수구에 버리면 미세 플라스틱이 됩니다.

버릴 때는 반드시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합니다.

버린 뒤에도 문제입니다.

불에 안 타기 때문에 소각도 안 되고, 땅에 매립할 수 밖에 없는데 잘 썩지도 않습니다.

이런 환경 문제를 줄이기 위해 한 홈쇼핑 업체가 작년부터 얼음팩 회수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자사 얼음팩 뿐 아니라 타사의 얼음팩도 가리지 않고 수거합니다.

지금까지 회수한 얼음팩은 100만 개…

"친환경 캠페인이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로 현대 홈쇼핑이 기획한 초특급 울트라 캠페인 북극곰은 얼음팩을 좋아해."

자사 얼음팩은 수거한 뒤 소독해서 재사용하면 됩니다.

그러나 타사 얼음팩은 상표 때문에 재사용할 수 없어서, 지난달부터 마장동 상인들에게 무료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문부기/육가공업체] "경비도 덜 들어가고, 상당히 좋은 점이 많습니다. 깨끗하고, 워낙 위생적으로 해 와서요."

얼음팩 생산량을 줄이고 재사용을 늘리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의 방법입니다.

합성수지 대신 물을 넣은 친환경 얼음팩도 있지만 보통 얼음은 쉽게 녹기 때문에 업체들이 사용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환경전문가들은 환경부담금을 늘려 생산량을 억제하는 방법,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얼음팩 하나 당 5백원 씩 보증금을 받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 연구소 소장] "보증금제 도입 등을 통해서 해당 유통업자에게 반환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주고 유통 과정에 다시 재사용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여러 업체들이 함께 재사용할 수 있도록 얼음팩에 업체명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환경부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기저귀와 담배 등에 매기는 폐기물 부담금을 얼음팩에도 부과해 재사용을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영상취재: 김효준VJ / 영상편집: 정소민)

최훈 기자 (iguffaw@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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