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감시 프로젝트K]② "편집만 해도 500만 원?" 돈 나와라, 뚝딱!

노윤정 입력 2019. 12. 11. 21:34 수정 2019. 12. 1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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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감시 프로젝트K,

특권은 넘치고 일은 안하며 싸움만 한다, 국회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시선입니다.

KBS는 국회 예산부터 법안, 정책, 그리고 국회의원 후보자 검증까지, 사안마다 20대 국회를 돌아보고 다가올 21대 국회를 대비해보겠습니다.

어제(10일)에 이어 국회의원 용역보고서편, 오늘(11일)은 보고서가 돈 값을 제대로 하고있는지 그 내용을 들여다봅니다.

노윤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보고서 한 건당 지원되는 예산, 최대 5백만 원, 국회에선 쌈짓돈이라고들 합니다.

소규모 용역이어서 알음알음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건을 무더기로 받아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일까요?

추적해 보겠습니다.

의원 회관에서 걸어서 5분.

한 영상 보안장비 회사가 입주한 건물입니다.

한국당 윤영석 의원, 올해 이 회사에 연구용역 3건을 의뢰했습니다.

소득주도성장, 통화위기, 경남의 클러스터 사업, 주제도 다양한데, 보안 장비와는 무관해 보입니다.

용역을 수주한 사람은 이 회사 대표, 윤 의원에게 왜 용역을 맡겼냐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옵니다.

[윤영석/자유한국당 의원 : "저희는 그분의 전문성과 경력을 믿고 의뢰를 한 것입니다."]

사실일까?,

유럽통합 이후 통화 위기 보고서, 표절률 96%입니다.

한 연구소 자료를 통째로 베꼈는데, 이태리는 이탈리아로 바꿨습니다.

소득주도성장 관련 보고서, 같은 연구소 자료를 80% 가까이 표절했고, 경남 클러스터 사업 보고서는 시청 홈페이지와 논문 등을 짜깁기했습니다.

[윤영석/자유한국당 의원 : "(표절도가 이렇게 나오면 조금 문제가 있는 거잖아요? 세비가 5백만 원씩 한 건당….) 그건 확인을 해봐야겠네요. 확인을 해봐야겠죠."]

유명한 전문가라더니, 어떻게 된 일일까?

[이OO/표절 보고서 작성자/음성변조 : "국회에서 7년, 농림부에서 3년. 정책 개발이나 이런 부분들은 자신 있는 분야입니다."]

알고 보니 보좌관 경험이 풍부했습니다.

윤 의원은 KBS 취재로 표절 사실이 확인되자 용역비 천2백만 원, 국회 사무처에 반납했습니다.

[윤영석/자유한국당 의원 : "국회 관례상 그런 시스템이 안 돼 있었고, 저희도 거기까진 생각을 못 했습니다."]

국회 맞은편, 민주당 보좌관 출신들이 설립한 컨설팅 연구소.

2년간 연구용역 8건, 모두 민주당 의원 의뢰입니다.

[강OO/컨설팅 연구소 대표/음성변조 : "저희 능력에 비해선 많이 못 한 거죠. 법안을 잘 만들고 통과도 많이 시켰던 보좌관들입니다."]

3건 원문을 확보해 표절 검사를 해봤습니다.

이규희 의원이 의뢰한 공공임대주택 보고서, 5년 전 다른 의원실 보고서를 통째로 베꼈습니다.

급하게 편집한 흔적도 보입니다.

임야 관리 보고서는 모 대학 석사, 박사 논문을 표절했습니다.

[이규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하…. 꼼꼼히 체크를 못 해가지고, 제 불찰인 거 같은데 알아보겠습니다."]

또 있습니다.

안산 상록구 주차난 보고서, 2년 전 성남시 보고서를 표지 디자인까지 그대로 베꼈습니다.

[김철민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 : "아, 그래요? 그게 그렇게 나왔어요? 저희는 전혀 몰랐어요."]

보고서를 쓴 당사자, 잘못은 인정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식입니다.

[신OO/표절 보고서 작성자/음성변조 : "기관 용역 같으면 보통 천(만 원)에서 이천(만 원) 정도는 돼요. 그런 것 같은 경우는 신경 쓰는 편이에요. 의원실 거는 사실은 시간 촉박하면 표절 시비 걸릴 수 있는 만큼의 그런 것들 할 수밖에 없어요."]

표절이 확인된 후 이규희 의원은 용역비 반환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고, 김철민 의원은 4백만 원을 반환하고 연구소를 상대로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알려왔습니다.

프로젝트 두 번째 날, 세금 천6백만 원 환수에 성공했습니다.

어제(10일)까지 합하면 1,930만 원입니다.

국회 감시 프로젝트 K, 노윤정입니다.

노윤정 기자 (watchdo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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