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밍 파문 김학철 "인생공부"..총선 도우려 한국당 복당 신청

최종권 2019. 12. 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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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원 "당적 회복되면 내년 총선 도울 것"
2017년 폭우 때 "국민이 레밍 같다" 발언 후 제명
한국당, 복당 여부 결정 못해..총선 앞 부담 전망
김학철 전 충북도의원이 지난 2017년 7월 해외연수 관련 해명을 위해 기자 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2년 전 국민을 레밍(들쥐)에 비유해 파문을 일으킨 김학철(49) 전 충북도의원이 자유한국당에 복당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의원은 12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수개월 전 한국당 이종배 국회의원(충주)을 통해 복당을 신청했다”며 “당적이 회복되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아직 김 전 의원의 복당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김 전 의원은 충북 청주 등 중부권에 물난리가 났던 2017년 7월 동료 의원들과 유럽 연수에 나섰다가 국민적 공분을 샀다. 비난이 일자 김 전 의원은 “국민들이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해 악화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레밍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설치류로 우두머리 쥐를 따라 달리는 습성이 있다. 맹목적인 집단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빗댈 때 사용한다. 당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한국당은 그를 제명 처리했다.

김 전 의원은 “레밍 사건을 통해 큰 인생 공부를 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런저런 어려운 일이 많은데 그땐 내가 어떤 해명을 해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국민을 레밍에 빗대려는 의도가 아니라 집단적 편승효과를 일컫는 ‘레밍 신드롬’을 이야기하려다 오해가 빚어졌다”며 “전후 사정을 고려치 않고 행위 자체만 비난하는 사회적 현상을 말한 것인데 전달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실수를 했다”고 덧붙였다.
22년만에 충북에 발생한 최악의 폭우피해를 뒤로하고 유럽 연수를 강행했던 충북도의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학철 전 의원(왼쪽)과 박한범 전 의원이 지난 2017년 7월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죄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는 한국당에서 제명당한 뒤 지난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그동안 고향인 충주에 머물면서 특별한 외부 활동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주로 집에서 책을 보며 공부했다. 남의 눈에 보일 정도는 아니지만, 마을 주민들과 가끔 식사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복당 신청 이유에 대해 “20년 정도 한국당에 몸담으면서 건강한 보수 정치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며 “한때 한 정당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내 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정치적 뿌리인 한국당에 다시 시작하는 게 도리에 맞다”고 했다. 한국당 소속으로 선거운동에 일조하겠다는 게 김 전 의원의 생각이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당적을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제명된 당원은 5년 이내에 입당이 불가하다. 예외적으로 최고위원회의 승인을 얻을 경우 입당이 가능하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과거 막말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를 최고위가 받아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복당 신청 및 심사 여부에 대해 중앙당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한다”며 “계속 심사 중인지,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는지조차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복당 신청을 낸 지 수개월이 지났는데 가타부타 말이 없다면 나도 한국당에 감정이 쌓일 수밖에 없다”며 “원만한 수준에서 해결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17년 7월 폭우로 무너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석남천 제방. [중앙포토]

김 전 의원은 레밍 발언 외에도 태극기 집회 연설에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2017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 연사로 나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세력은 미친개”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충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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