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이춘재 사건도 신경전..검찰 "경찰이 자료 안줘"

2019. 12. 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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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진범 논란'을 빚어온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을 직접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주장해온 윤모(52) 씨가 재심을 청구하면서 제기했던 경찰의 불법구금·고문 등에 대한 진상규명에검찰이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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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경찰이 필요한 자료 신속하게 안줬다" 우회 비판
경찰, 이춘재 부산에서 수원구치소로 이감한 사실 조차 몰라
황성연 수원지검 전문공보관이 11일 수원지검 브리핑실에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과 관련해 검찰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검찰이 ‘진범 논란’을 빚어온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을 직접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주장해온 윤모(52) 씨가 재심을 청구하면서 제기했던 경찰의 불법구금·고문 등에 대한 진상규명에검찰이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경찰이 수사해온 사건을 검찰이 맡게되면서 수사권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브리핑에서 “경찰이 필요 자료를 주지 않았다”며 경찰을 비판했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앞으로 화성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56)를 직접 조사키 위해 이춘재를 부산교도소에서 수원구치소로 이감했다. 검찰은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해왔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재심을 청구한 윤 씨가 검찰의 직접 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실규명을 요청하는 수사 촉구 의견서를 제출해 이춘재의 이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황성연 수원지검 전문 공보관은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직접 조사할 필요가 있어 전담조사팀을 구성해 진상규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춘재 재심 사건에서도 검찰과 경찰의 신경전이 감지된다는 점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을 통해 화성 사건 피의자인 이춘재와 관련한 수사 자료는 넘겨받았지만, 당시 수사관 조사 내용과 국과수 감정 결과를 전달받지 못했다”며 “경찰은 화성 사건 전체 수사를 마무리하고 자료를 주겠다고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고 신속하게 수사하라는 요구 등을 고려해 의견서 제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즉 검찰이 우회적으로 경찰이 비협조적이라고 비판한 셈이다.

검경 간 불협 화음도 감지된다. 경찰 관계자들은 지난 10일 이춘재 조사를 위해 부산교도소를 찾았지만 이미 이춘재는 검찰에 의해 수원구치소로 이감된 이후였다. 지금까지 이춘재 조사를 맡았던 것은 경찰이었으나 돌연 검찰이 나서 이춘재의 신병을 확보했고, 이 과정에서 이춘재의 이감 사실을 검찰이 경찰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셈이다.

경찰의 불만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춘재 사건 당시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사건을 처리했지만, 현재까지론 경찰의 부실 수사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씨가 경찰의 가혹행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자칫 퇴역한 경찰들에 대한 재수사 주체가 검찰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에 의한 경찰 망신주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표면적으론 검찰과 경찰은 이춘재 사건을 두고 검경 간 갈등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검찰은 “검찰의 결정은 수사권 조정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도 “검찰이 직접 8차 사건을 다 수사하는 것이 아니고, 재심할지말지 입장을 정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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