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희롱 교수, 선물도 요구..학교 측 "학생회 일 덮으려는 모함"
"여행 떠난 학생에게 '고급 화장품' 선물 요구"
자신을 비난한 학생에게 수업 중 각서 쓰게 해
해당 교수 "금품 요구 없다..수백만 원 밥 사줘"
[앵커]
경북 구미에 있는 한 대학 교수가 학교 운동장에서 학생 얼차려를 주고,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 여성 교수는 학생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SNS에서 자신을 모욕했다며 수업 시간에 각서까지 쓰게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교 대응은 더 황당합니다.
이윤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학교 운동장에서 학생 수십 명을 뛰게 하고, 미스코리아 대회에 학생을 동원한 교수.
심지어 수업시간에 성희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던 교수의 그릇된 행동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현장 실습 학점과 임금을 준다며 전남에 있는 한 리조트에 학생 12명을 보내 전공과 무관한 일을 시켰습니다.
학생들은 약속한 학점은 챙겨 주지 않았고, 오히려 선물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3학년 : 실질적으로 한 일은 청소하는 거, 진짜 객실 청소(룸메이드) 역할 있지 않습니까…. (실습하게 해준) 거기에 대해 고맙게 느끼는 사람들은 2만 원, 정확하게 말했습니다. 2만 원 상당의 생필품을 자기 카카오톡으로 보내라.]
개인적으로 해외 여행을 떠난 학생에게 고급 화장품을 선물하라고도 했습니다.
[○○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1학년 : 방학 때 저랑 제 친한 과 친구 2명이랑 셋이서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자기(교수)에게 샤넬 화장품을 사 오라고 해서 사비로 직접 사서 드린 적 있고….]
SNS에서 수업시간 조정을 두고 교수 자신을 비난한 학생을 색출한 뒤 수업 시간에 각서를 쓰고 다른 학생 앞에서 읽게 시켰습니다.
[해당 교수 : 저는 다시는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든 교수님을 모함하지 않겠습니다. 싫어? 싫어? 얘 표정을 봐 반성이 있어? 크게 읽어.]
그 와중에 지각한 학생에게 얼차려까지 시켰습니다.
[해당 교수 : 너는 왜 이제 온 거야? (늦잠 잤습니다.) 늦잠 잤어? 응. 저기 엎드려뻗쳐. 발가락이 아프면 그냥 일어나서 손들고 있을까.]
사정이 이런데도 학생들은 취업에 발목 잡힐까 봐 부당함을 참았습니다.
[○○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3학년 : 수업마다 자기(교수)가 하는 말이 나한테 잘 보여야 너희가 승무원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솔직히 암묵적으로 어떻게 보면 복종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해당 교수는 금품을 요구한 적이 없고 학생들에게 수백만 원어치 밥을 사줬다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학교의 대처도 이상합니다.
해당 교수의 징계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고, 1학기를 마친 뒤 교수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2학기에는 외부 강사 자격으로 학생들을 계속 만났습니다.
[○○대학교 학생지원처장 : 지금 학교 소속은 아니고요. 1학기 때는 ○○대학교로 소속돼 있다가 (2학기 때는) 외부 강사로 강의를 진행한 게 있다는 것은 확인했습니다.]
학교 측은 YTN 보도 이후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개인적인 문제를 덮기 위해 교수를 모함했다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지난 2016년 항공 교육 특성화 대학으로 선정돼 400억 원이 넘는 국비를 지원받았습니다.
거액의 나랏돈을 받고도 올바른 인재 양성은커녕 교수 횡포는 눈감은 채 피해 학생들을 되려 가해자로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교육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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