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軍夢' 중국 공군, 모의전투서 태국 공군에 0대4 참패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19. 12. 13.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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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2015년 합동 군사훈련 실시
중국 공군 영웅, 참패 원인 분석 "전술 배합·훈련·판단력 부족"
中, 50km 이상 원거리 명중률 '0'
태국, 나토 실전전술 그대로 운용

2015년 11월 중국 공군과 태국 공군은 태국 코라트 공군기지에서 합동 훈련을 했다. 양국 공군의 첫 합동 훈련으로 중국 관영 매체는 "미군과 훈련하던 태국군이 중국군과 훈련한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당시 모의 공중전에서 중국 공군이 태국 공군에 0대4로 참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군사 전문 매체가 이듬해 이 사실을 보도한 적이 있으나, 중국군이 확인해주지 않으면서 "가짜 뉴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당시 훈련에서 중국 공군이 참패한 이유가 공개되며 그 뉴스가 사실임이 확인됐다.

인터넷 매체 둬웨이에 따르면 중국에서 '영웅 시험 비행사'라 하는 리중화(李中華)는 지난 9일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시베이(西北)공업대 강연에서 2015년 중국군과 태국군의 연합 훈련 상황을 설명했다. 리중화는 2017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인터넷에 유출된 강연 자료에 따르면 훈련 첫 이틀간 진행한 '기본 전술 기동'에서 중국은 공격 유효 횟수 기준으로 첫날 16대0, 둘째날에는 9대1로 앞섰다. 하지만 3일째 양측이 벌인 '2대2 공중전'에서 태국 공군은 19번 공격에 성공했지만 중국은 3번 성공하는 데 그쳤다. 이후 3일간 진행된 '연합 방공 작전'에서는 태국 공군이 중국 공군을 9대1, 9대2, 4대3으로 3일 내리 이겼다. 2016년 영국 군사 전문지가 '중국 공군이 0대4로 패했다'고 보도한 것은 양측의 공중전 가운데 일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각 훈련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리중화에 따르면 당시 30㎞ 이하 근거리 전투에서는 중국의 공격 성공률이 64%로 태국(12%)을 앞섰다. 하지만 30~50㎞ 거리에서는 태국 공군의 공격 성공률(64%)이 중국(14%)을 크게 앞섰다. 50㎞ 이상에서는 태국 공군의 공격 성공률이 24%였지만 중국 공군은 태국 공군기를 한 번도 맞히지 못했다.

중국 측은 이 훈련에 러시아제 전투기인 수호이-27과 수호이-27을 기반으로 중국에서 생산한 젠(殲)-11을 참가시켰다. 태국 공군에서는 스웨덴이 개발한 그리펜 전투기가 출전했다. 리중화는 "그리펜은 3.5세대 전투기로, 최신 레이더와 사격통제장치를 갖췄고 종합 작전 능력에서 수호이-27을 크게 앞섰다"고 했다. 전투기 성능이나 무장에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투기 성능 차이만은 아니라는 게 리중화의 분석이다. 그는 강연에서 중국 공군 비행사의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 공군 조종사들은) 정면 위협에만 주의를 기울이며 측면 위협에 부주의했고, 돌격기와 적기 소탕을 맡은 비행기 간의 전술 배합도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기동 회피가 맹목적이었고 전장 정보를 장악하지 못했다"며 "(적기가) 서로 다른 거리에서 쏜 유도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피할지 판단도 정확하지 못했다"고 했다.

리중화는 태국 공군이 실전에 가까운 전술을 세우고 훈련하는 것도 양측 실력 차의 원인이라고 봤다. 태국 공군은 실전과 비슷하게 먼 거리에서 치고 빠지고 방어와 공격을 교대로 펼쳤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 공군은 태양을 이용해 자신을 은폐하는 단순한 방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리중화는 "태국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작전 원칙을 따른다. 나토 공군은 훈련 내용이 작전 내용"이라며 '실전과 훈련의 일치'를 강조했다.

중국과 태국은 2017, 2018, 2019년에도 합동 훈련을 했다. 둬웨이는 중국이 젠-10A, 젠-10C 등 중국산 전투기를 내보내고 있지만 훈련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의 공군력은 비행기 수 기준으로 세계 3위(2700여대)다. 다만 실전 능력은 검증된 바가 없다. 중국은 시진핑 시대 들어 '중국몽(中國夢·중국의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싸우면 이기는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군몽(强軍夢)'을 내세우고 있다. 공군 출신인 쉬치량(許其亮) 중앙군사위 부주석 주도로 젠-20 등 차세대 스텔스기, 무인 항공기 배치 등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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