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페미니즘 지지" 29%에 그쳐

윤정아 기자 2019. 12. 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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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집 성추행 사건'으로 젠더 문제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 내 뜨거운 화두인 '페미니즘'을 놓고 20대 남녀 간 인식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마 실장은 "여성 페미니즘 지지층과 남성 반대층을 대립시키는 갈등 담론은 위험하다"며 "청년층이 남녀를 떠나 전통적인 성 역할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반면, 사회 구조와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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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정책硏 1179명 설문

‘미투운동’‘소라넷 폐지’등

범죄대응 남녀 모두 적극찬성

‘미러링’‘탈코르셋 운동’은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받아

“페미니즘 혐오 심각” 89%

‘곰탕집 성추행 사건’으로 젠더 문제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 내 뜨거운 화두인 ‘페미니즘’을 놓고 20대 남녀 간 인식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32%는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고, 남성의 절반은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대 현상: 탈가부장 사회를 향한 도전과 갈등’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남녀 1179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페미니스트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31.9%, 남성이 5.1%로 나타났다. ‘페미니즘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 역시 여성 29.9%, 남성 4.1%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개별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 여성을 겨냥한 ‘묻지마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인 강남역 추모시위, 낙태죄 폐지 운동, 디지털 성범죄의 상징이 된 ‘소라넷’ 폐지 운동 등은 남녀 모두 절반 이상이 지지를 보였다. 하지만 여성 내에서도 찬반논쟁이 있는 ‘미러링(mirroring·여성혐오 표현을 성별을 바꿔 보여주기)’이나 ‘탈코르셋(脫corset·여성에게 강요된 꾸밈에서 벗어나기)’ 운동은 남녀 모두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를 받았다. 성별 지지도 차이가 가장 큰 사안은 남성 혐오, 성소수자 차별 논란을 남긴 ‘혜화 시위’였다. 마경희 정책연구실장은 “범죄적 행위에 대해서는 지지도가 높은 반면, 페미니즘 자체나 운동사적 개념에 대해서는 내부에서도 논쟁이 있고, 마냥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선입견도 있다”며 “‘너무 예민하게 군다’ ‘유별나다’ 같은 반응들이 지지자들을 침묵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체의 89.6%는 ‘한국은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가 심각하다’에 동의했으며, 페미니즘 지지층의 40.1%는 대화 중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입장을 제시하다 공격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페미니즘 지지 여부는 20대의 현재 연애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여성 페미니즘 지지층은 현재 연애 중인 비율이 26.1%로 낮았지만, 남성은 42.1%에 달했다. 남성의 72.0%는 ‘여자친구가 페미니스트라면 헤어지는 게 낫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성 평등을 위한 정책’ 중 징병제 개선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약 85%의 지지를 보였다.

마 실장은 “여성 페미니즘 지지층과 남성 반대층을 대립시키는 갈등 담론은 위험하다”며 “청년층이 남녀를 떠나 전통적인 성 역할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반면, 사회 구조와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한경쟁 시대, 불투명한 미래를 앞에 둔 남성들의 분노와 억울함이 여성과 페미니즘을 향하지 않도록 전통적 남성성이나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되며, 남성 징병제 개선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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