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美 '경고와 설득' 北 '내부 결속'

KBS 2019. 12. 1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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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남북의 창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이른바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잇단 담화에 이어 이른바 중대한 시험까지 진행하자 미국은 대북정찰활동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미국은 또 2년 만에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회의도 소집했는데요.

이에 북한은 갈 길을 결심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줬다며 강경 대응 방침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북미가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북한 군인들이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을 걸으며 백두산에 오릅니다.

눈보라를 뚫고 백두산 천지에 도착하자 깃발을 흔들며 열렬히 환호합니다.

여기는 혁명의 선산 백두산입니다.

12월 10일 12시 전국 당선전 일꾼 백두산지구 혁명 전적지 답사행 군대가 백두산정에 올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이후 북한에서는 한겨울 백두산 답사가 연일 진행되고 있습니다.

백두정신을 내세워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이달 하순 예정된 중대 결정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송룡호/북한 주민 : "저 백두산은 겨울에 와야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의 칼바람정신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으로도 불리는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의 장거리로켓과 ICBM 개발의 산실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영구 폐쇄를 약속한 곳이기도 합니다.

[2018년 9월 19일 : "북측은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여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시험이 중대한 의의가 있다면서 머지않아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중대 조치, 즉 핵실험과 ICBM 발사 중지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잇단 담화 등으로 압박 수위를 높여 오던 북한이 중대 조치 철회와 관련해 실질적 행동을 한 것은 처음으로, 한동안 중단했던 전략무기 개발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셈법을 미국이 가져오지 못하고 향후에도 그렇지 못하다는 것, 그러면서 계속적으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연내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나름대로의 판단을 세운 것 같습니다."]

북한은 이달 하순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소집했고 미국에 성탄절 선물을 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앞서 김영철 아태평화위원장은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참을성 잃은 잘망스러운 늙은이라고 비난하며 망령 든 늙다리로 부를 시기가 다가올 수도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조선중앙TV/2017년 9월 :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

같은 날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도 담화를 내고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아직 연말 시한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밝히지 않았다며 협상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김정은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발언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총출동해서 미국으로부터 추가적인 안 좋은 메시지를 막으려는 의도가 함께 있는 것으로 보여져요. 북한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과 행동만이 자신들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북한의 연이은 대미 비난 담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모든 걸 잃을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나왔습니다.

정경두 국방장관도 북한의 중대한 시험을 엔진 시험이라고 규정하고 북한에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는데요.

북한이 경고해 온 이른바 중대조치 철회와 관련한 첫 행동이라는 점에서 한미 당국이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사일 도발 때마다 이튿날 대대적 선전에 나섰던 북한. 하지만 중대한 시험의 정체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중대한 시험이 액체 연료를 사용한 로켓 엔진 클러스터링 시험으로 보고 있습니다. 클러스터링은 발사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여러개의 엔진을 결합하는 것을 말하는데, 추력이 80톤인 백두산 엔진을 여러 개 묶어 시험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12월 9일 : "한미는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동창리를 비롯한 주요 지역의 활동들에 대해서는 면밀히 감시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로켓 엔진 시험에 대해 북한은 미사일 발사가 아닌 우주 개발을 위한 위성 발사용이라고 주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위성 발사체와 탄도미사일은 핵심 기술이 같은데, 로켓이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려진 후 분리된 탄두가 우주 궤도에 머물면 위성발사체,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면 탄도미사일이 됩니다.

마지막 단계에 가서야 위성인지 미사일인지 식별이 되기 때문에 유엔안보리는 2009년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모든 비행체 발사를 금지했습니다.

[조선중앙TV/2016년 2월 : "지구 관측위성 광명성 4호 성과적으로 발사! 광명성 4호에는 지구 관측에 필요한 측정 기재와 통신 기재들이 설치되어 있다."]

결국 북한의 다음 조치가 인공위성 발사라고 해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은 과거 미국과의 2.29 합의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단에 합의했지만 은하 3호 위성을 장거리 로켓으로 쏘아 올렸습니다.

당시 미국은 북한이 약속을 어겼다며 2.29 합의 파기를 선언했지만,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였다고 맞서며 북미 대화가 파탄난 바 있습니다.

[조선중앙TV/2012년 4월 : "미국이 노골적인 적대행위로 깨버린 2·29 북미 합의에 우리도 더 이상 구속되지 않을 것이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해도 그것은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적시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으로서는 유엔 안보리를 동원해서 새로운 제재라든가 또는 미국의 독자제재를 강화하는 그런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중대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적대 행동을 한다면 모두 잃을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저는 김 위원장이 (내년도) 미국 대선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결국 트럼프가 가장, 뭐랄까요, 마지노선이라고 레드라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결국 북한이 이야기한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한 추가적인 발사 이것이 어떻게 보면 선거 국면에서도 핵실험보다 더 미국 국민들에게 더 위협이거든요. 특히 ICBM을 발사하지 않는 국면 내에서 싱가포르에서 맺었던 2018년의 북미간의 균형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면서 대선을 끝내는 것이 트럼프 입장에서는 좋은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여기에 미군은 지상 20킬로미터 상공에서 30센티미터 크기 물체도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 수준의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한반도 상공에 띄웠습니다.

글로벌 호크의 이례적인 정찰 활동은 대북 감시 수준을 강화하면서도, 다 들여다보고 있으니 도발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안보리가 북핵과 미사일 추가 도발을 논의하는 공개회의를 개최했습니다.

그간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자제했던 미국이 직접 회의 소집을 요구했고 공개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대북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북한이 대화 국면으로 돌아온다면 비건대 북특별대표의 방한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은 경고와 설득, 두 가지 메시지를 모두 내놨습니다.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이 올해에만 24발 이상의 미사일을 쐈다면서 사거리에 관계없이 명백한 유엔제재 위반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이 위성 발사체나 ICBM을 쏠 가능성이 있는데, 이 또한 북미 정상이 공유한 목표에 어긋난다며 도발 중지를 요구했습니다.

[켈리 크래프트/유엔주재 미국 대사 : "북한은 어렵지만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미국은 그러면서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이 유연해질 수 있고 병행적, 동시적 조치에 준비가 돼 있다며 부드러운 태도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 완화가 필요하고 대화가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장쥔/유엔주재 중국 대사 : "우리는 (북미) 대화 재개와 함께 더 많은 조치가 취해지고 이행되기를 바랍니다."]

당사국 대사 자격으로 참석한 조현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면서도, 70년 간 이어진 전쟁과 적대의 유산이 단 하루 만에 극복될 수는 없다면서 지속적인 외교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회의에 앞서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을 만나 북한 동향을 설명하고 향후 대응을 논의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한편 이번 한국방문에서 판문점을 통해 대북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만약에 북한이 대화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면 스티븐 비건을 판문점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요. 그 경우에 극적인 반전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가능성을 고려해보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은 양보하지 않고 미국이 제재 해제와 같은 추가적인 양보를 먼저 해야 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만남의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실질적인 타결의 가능성은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유엔안보리를 통해 대북 압박 분위기를 고취한 데 대해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어느 길을 선택할 지에 대한 명백한 결심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습니다.

북미가 서로 거친 언사를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북미가 다시 어두운 터널로 들어갈지, 아니면 극적 돌파구를 찾을지는 아직 예단하긴 어려운 가운데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길의 방향은 점차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입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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