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돕고 싶어요" 24시간 뒤 벌어진 '기적'

김세로 입력 2019. 12. 14. 20:25 수정 2019. 12. 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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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동네 대형 마트에서 먹을 것을 훔치다 적발돼 눈물 흘렸던, 어느 아버지와 아들의 사연,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이들을 용서하고 도우려던 주변 사람들의 훈훈한 이야기가 알려지자, 이 마트에는 오늘 특별한 손님들이 많이 찾았다고 합니다.

김세로 기자가 전합니다.

◀ 리포트 ▶

인천의 한 마트에서 12살 아들과 먹을 것을 훔치다 발각돼 고개를 숙였던 30대 아버지.

배고픈 나머지 '해선 안 될 행동을 했다'며 눈물을 쏟는 그를, 마트의 주인은 흔쾌히 용서했습니다.

이 사연이 알려진 다음 날, 이 마트의 사무실엔 하루 종일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아이와 함께 온 한 여성은 사과 한 상자를 구입한 뒤 그대로 두고 갔습니다.

[함영규/마트 직원] "어제 뉴스 보시면서 좀 많이 우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작지만 사과라도 한 박스 보내드리고 싶다…그래서 아이한테 먹이고 싶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한 시간 쯤 뒤엔 한 남성이 두 아들을 데리고 와 식료품을 잔뜩 계산하고 돌아갔습니다.

[함영규/마트 직원] "'여기서 알아서 장을 봐서 좀 가져다 주시면 안 되겠느냐' 그렇게 하시면서 또 다른 어려운 분들 알고 계시면 여기서 그걸 나눠서 또 다른 분들도 해줬으면 좋겠다."

아침 일찍 마트 문을 열자마자 전화도 계속 걸려왔습니다.

모두 그 부자를 '돕고 싶다'.

'도울 방법을 알려달라'는 따뚯한 목소리였습니다.

마트를 직접 찾아오지 못하지만, 계좌로 돈을 보내며 생필품을 대신 전해달라는 부탁이 이어졌습니다.

마트에선 오늘 사과와 계란, 쌀과 라면 등을 듬뿍 담은 상자를 두 차례 그 부자의 집에 전달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을 훈방한 뒤 먼저 음식점으로 데려갔던 경찰관의 근무지에도 문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재익 경위/인천중부경찰서] "아직 우리 사회가 메마르지 않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 도움을 주고자하는 분들이 많다는걸 저도 많이 깨달았습니다."

선처를 구하며 눈물을 쏟던 30대 아버지는 많은 이들이 보내준 후원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30대 A 씨] "솔직히 애들한테 미안하죠. 가장으로서 일을 못해가지고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또 국밥집에서 자신에게 뜻밖의 돈봉투를 건넸던 이름 모를 남성을 꼭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30대 A 씨] "서로 모르는데 우선 그렇게 해주셨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고마우셔가지고, 만나면 감사하다는 말 밖엔 못하겠죠…"

MBC뉴스 김세로 입니다.

김세로 기자 (ser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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