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정치

중앙일보

지구 최강 '아파치 가디언', 4조 들여 더 늘린다는 軍

by. 이철재 입력 2019.12.15. 05:01 수정 2019.12.15. 06: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철재의 밀담]
지상 공중전 모두 가능한 최강화력
일본보다 7배 많은 수량 보유 앞둬
국내 개발 헬기 투입하자는 목소리

한국이 2020년대 동아시아 최대 AH-64 아파치 보유 국가로 등장한다.

AH-64 아파치 공격 헬기가 목표를 향해 하이드라 로켓을 사격하고 있다. [유튜브 AiirSource Military 캡처]

15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육군의 아파치 가디언 추가 구매 사업을 장기전력소요로 결정했다. 아파치 가디언 추가 구매 사업은 앞으로 소요검증을 거쳐 국방중기계획으로 확정되면 예산이 반영된다. 빠르면 2020년대 초반 사업이 시작할 전망이다.


지구 최강의 공격 헬기 AH-64E 아파치 가디언
가장 최신 아파치 기종인 AH-64E 아파치 가디언은 지구 상의 공격 헬기 중 최강을 자랑한다. 눈, 주먹, 몸집 중 어디 하나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AH-64E아파치 가디언 편대가 활주에서 이륙하고 있다. 가장 앞에서 비행하는 롱보우는 개량 센서와 레이더를 갖추고 있다. [박용한 기자]

아파치 가디언의 AN/APG-78 롱보우 사격통제 레이더는 로터(회전 날개) 축 위에 달렸다. 아파치 가디언은 언덕 뒤에 숨은 뒤 롱보우 레이더만 쏙 내밀어 최대 12㎞ 떨어진 적을 찾아낼 수 있다. 한꺼번에 256개의 움직이는 표적을 식별한 뒤 이 가운데 16개 우선 목표를 가려낼 수 있다.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은 마하 1.3의 속도로 최대 10㎞까지 날아간 뒤 400㎜ 이상의 강판을 뚫을 수 있다. 미국은 이 미사일을 무인 항공기(UAV)에 달아 테러리스트나 반군 지도자를 암살하는 데 썼다. M230 30㎜ 기관포 1문과 하이드라 70㎜ 로켓의 화력도 만만찮다. 적의 항공기가 나타나면 AIM-92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로 스스로를 지킬 수도 있다.

아파치 가디언의 2000마력짜리 T700-GE-701D 엔진은 힘이 좋다. 이런 엔진 2개를 탑재했다. 최고 속도 시속 365㎞로 전장을 누빈다. 2개의 엔진이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한쪽을 못 써도, 다른 한쪽으로도 충분히 비행할 수 있다. 골조와 장갑이 튼튼하기 때문에 맷집이 세다. 14.5㎜ 중기관총도 막아낼 정도다. 열 추적 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엔진 배기구 방향이 위로 돼 있고, 주변 공기와 섞여 배기가스가 나오도록 만들어졌다.

공격헬기 아파치 가디언(AH-64E). 그래픽=신재민 기자

아파치 가디언은, 한마디로, 미국 인디언 부족 중 가장 용맹하다는 아파치를 딴 별명 그대로인 공격 헬기다. 현재 육군은 아파치 가디언 36대를 보유하고 있다. 18대를 1개 대대로 해서 2개 대대 분량이다.


아파치 가디언 최대 48대 더 사오려는 육군
그런데 육군의 목표는 아파치 가디언을 최대 48대 더 사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추가 구매 수량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육군은 36대+α, 최대 48대에서 최소 42대를 원한다”고 귀띔했다. 육군은 18대의 아파치 대대를 2개에서 4개로 늘리려고 한다. 이 경우 모두 72대가 필요하다. 나머지 아파치 가디언은 교육ㆍ훈련, 정비, 예비 등 용도로 남겨두는 것이다.

육군의 AH-64E아파치 가디언이 가상 적기를 향해 스팅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처럼 아파치 가디언은 제한적이나마 공대공 전투 능력을 갖고 있다.ㅣ [사진 육군]

육군은 아파치 가디언을 항공작전사령부 소속으로 두면서 유사시 기동군단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길 계획이다. 기동군단의 3개 기계화보병사단은 가급적 빨리 적의 후방 지역을 확보하는 입체기동 작전의 핵심 전력이다. 아파치 가디언의 역할은 선봉에서 기동군단의 길을 터주는 것이다.

육군의 소망이 이뤄진다면 한국은 모두 최대 84대의 아파치 가디언을 갖게 된다. 동아시아에선 최대 규모다. 일본이 12대, 인도가 36대, 대만이 29대, 싱가포르가 17대, 인도네시아가 8대의 아파치를 각각 운용하거나 최종적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중동엔 아파치가 꽤 많다. 사우디아라비아 140대, 아랍에미리트 30대, 카타르 48대 등(미인도분 포함)이다. 육군 보유 아파치에다 주한미군 소속 아파치 48대를 더하면 한반도엔 최대 132대의 아파치가 날아다니는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다음가는 수치다.

미국의 록히드마틴은 UH-60 블랙호크에 무장을 단 '암드(Armed) 블랙호크'를 선보였다. 이렇게 기동 헬기를 무장한 것을 무장 헬기라 한다. 다양한 회사에서 무장 헬기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사진 록히드마틴]

그런데 복병이 아파치 가디언 앞에 나타났다. 비싼 값이다. 지금 국내에서 날아다니는 아파치 가디언의 1대 가격은 무장과 같은 옵션을 뺀, 순수 기체가 대략 350억원이다. 전체 계약액은 36억 달러(약 4조 2000억원) 정도다. 카타르는 지난 5월 아파치 가디언 24대의 구매 계약을 맺었는데, 금액이 30억 달러(약 3조 5000억원)였다. 물론 헬파이어 미사일 2500발이 포함된 가격이다.


"아파치 대신 국산 헬기을 사서 국내 경제를 돕자"
정부 내부에선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아파치 가디언이 꼭 있어야 하는 전력인지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육군이 아파치가 필요하다고 내세운 이유는 ‘북한의 기계화 부대 저지’였다”며 “북한이 핵개발 우선 정책과 경제난으로 재래식 전력이 약해지자 육군은 이번엔 ‘기동군단 지원’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9’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선보인 상륙기동헬기. [사진 밀리돔]

차라리 국산 헬기를 사자는 의견도 있다. 국방부는 육군이 갖고 있는 기동 헬기인 UH-60P 블랙호크 130여대의 성능개량 사업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국산 기동 헬기인 KUH-1 수리온을 더 생산하자는 것이다. 국내 방위산업을 돕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게 이 방안의 장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KAI가 지난 10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9)에서 선보인 상륙 공격 헬기와 수리온 수출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 내부의 국산파가 아파치 가디언 대신 이들 헬기로 대체하자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상륙 공격 헬기는 수리온 계열인 마린온(MUH-1)을 공격 헬기로 개조한 모양이다. 마린온에다 전술항법장치(TACAN)와 표적획득지시체계(TADS)를 탑재한다. 또 20㎜ 기관포를 동체 아래에 단다. 양쪽엔 무장을 장착할 수 있는 스터브 윙(Stub Wing)이 보인다. KAI는 공대지 유도 미사일, 공대공 유도 미사일 등을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9’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선보인 수리온의 수출형(KUH-1E). 해병대의 상륙공격헬기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수리온 수출형이 무장한 헬파이어 미사일. [사진 디펜스타임스]

수리온 수출형은 기관포는 없지만 양 옆의 스터브 윙에 각종 미사일이나 로켓을 달 수 있다. 본격적인 공격 헬기를 수입할 여력이 없는 국가를 위해 만든 기종이다. 현재 시제기 시험 평가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아파치 가디언 vs. 국산 헬기
2020년대 육군은 아파치 가디언과 국산 헬기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 양쪽 입장을 들어봤다.

▶아파치 가디언

AH-64 아파치. [사진 미 국방부]

- 열상장비로 야간에도 위력 수색을 할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꼼짝 못 하는 이유였다.

- 장사정포를 타격하는 대화력전 임무를 지원할 수 있다. 표적을 신속히 탐지한 뒤 타격할 수 있으며, 적의 종심에 들어가 탐지한 표적을 포병이나 공군에 연동해 화력을 유도할 수 있다.

- ‘충격 효과(Shock Effect)’가 있다. 전장에 아파치 가디언이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아군은 안심하고, 적은 불안해 한다.

▶국산 헬기

이낙연 국무총리가 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수리온 수출형 시제기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파치 가디언보다 값이 싸다. 호주는 최근 공격 헬기인 타이거를 버리려고 한다. 공격 헬기는 수입하더라도 군수지원 비용이 많이 든다. 국산 헬기는 정비 비용도 싸다.

- KAI가 내놓은 기종은 무장 헬기로 불린다. 최근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와 미국 시코르스키도 기동 헬기를 무장 헬기로 개조하는 키트들을 내놓고 있다. 그만큼 시장에서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다도 팔 수 있다.

- 국산 무장이나 장비를 개발하면 쉽게 장착할 수 있다. 아파치 가디언에 달려면 비싼 돈을 주고 시험평가를 해야 한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아파치 가디언을 사오더라도 국내에 남는 게 하나도 없다”면서 “국내 기술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아파치 가디언 추가 도입 사업을 추진하는 2020년대 초반엔 격차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군 관계자는 “우리도 가급적 국산 무기를 사고 싶다”라면서도 “그러나 국산 무기를 도입하려면 74개의 단계를 거친다. 반면 해외 무기는 36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산 무기는 방산 비리 때문에 절차가 엄격해져 74개 단계 중 어떤 한 단계에서 멈추거나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장 무기가 필요한 데 사업이 늦어지면서 결국 군에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 자유기고가인 최현호씨는 “무기를 도입하는 데 있어서 국산과 외산이 경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 방위산업 포트폴리오와 경쟁력이 향상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군이 요구하는 요구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는 치우침 없이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