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도 연말에도 서울엔 갈 곳 많다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2019. 12.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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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며, 고즈넉한 한옥까지
취향따라 즐기는 서울 연말 명소들
타임스퀘어에 설치된 금빛의 조명 터널. 이하 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올해 연말을 서울에서 보내게 됐다면 아쉬워하지 말자. 서울에서 연말 분위기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성탄절 캐럴이 흘러나오는 불빛 반짝이는 거리를 걸을 수도 있고, 오랜 시간의 흔적이 묻어나는 성당에서 경건하게 새해 소망을 담아 기도할 수도 있다.

또 고즈넉한 한옥에서 차분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서울관광재단은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테마별로 즐기는 서울 여행법을 소개했다.

롯데타워월드몰의 밤 풍경
서울시청광장에 들어선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3대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인증샷 찍기 12월 크리스마스의 계절이다. 서울 곳곳에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이 설치된 것을 보면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괜히 마음이 들뜬다.

롯데월드타워몰, 영등포 타임스퀘어 그리고 시청광장 앞 트리에서 인증샷을 남기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아보도록 하자.

먼저 추천할 곳은 롯데월드타워몰에 펼쳐지는 크리스마스 미디어 쇼이다.

'러브 인 액션 스타리 나이트'(LOVE IN ACTION STARRY NIGHT)라는 주제로 디지털 미디어 쇼를 통해 겨울 분위기를 연출한다.

14m 높이에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꼭대기에 별이 달린 것을 제외하곤 특별한 장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아쉬움이 들 수 있지만, 타워와 쇼핑몰 벽면을 활용해 8분 동안 진행되는 미디어 쇼를 통해 색다른 겨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미디어 쇼는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10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이어진다. 광장엔 8m 크기의 이글루 모양으로 이루어진 돔 4개 동도 설치돼 다양한 나눔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는 금빛 전구가 내뿜는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서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서서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크리스마스트리 밑으로 작은 집인 듯, 터널 같은 조형물이 지어져 있어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듯한 분위기를 낸다. 금빛 조명 아래 배치된 의자에 잠시 걸터앉아 가만히 트리를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마지막 크리스마스트리 추천 장소는 서울 시청광장이다.

시청광장 앞에 선 트리의 전체 높이는 약 20m로 이루어져 있으며 LED 조명을 통해 다양한 크리스마스 이미지를 표현하는 디지털 트리로 만들어졌다.

영어와 중국어 등 4개 국가의 언어로 표현되어 있어 일대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축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시청광장의 성탄 트리는 2020년 1월1일까지 불을 밝히며, 오는 18일부터는 광장에서 성탄 마켓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 달에 20~30만 명의 시민들이 찾을 만큼 인기가 많은 서울시청 앞 스케이트장은 20일부터 개장될 예정이다.

명동성당으로 오르는 계단 옆 정원엔 LED 장미가 설치돼 있다.
서울주교좌성당 내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에서 새해 소원 빌기

크리스마스는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따뜻한 연말을 보내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종교적 의미가 깊은 날이다.

성스러운 분위기로 경건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천주교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이하 명동성당)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하 서울주교좌성당)을 추천한다.

특히 두 건축물을 비교해보면 더욱 재밌고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명동성당은 1898년에 완공된 한국 최초의 천주교 본당으로 박해받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출발을 다지자는 의미로 지어진 건물이다.

서울주교좌성당은 영국의 국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종교개혁의 정신을 반영한 개신교의 분파인 성공회 성당의 본당이다.

명동성당은 고딕 양식을 사용해 지었고, 서울주교좌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두 성당의 건축적 개성이 뚜렷하다.

명동성당은 하늘 높이 솟은 첨탑이 도드라진다. 성당의 가장 높은 곳인 종탑의 높이가 명동성당은 46.7m이지만 성공회 성당은 12m에 불과하다.

명동성당에선 12월부터 2020년 1월 말까지는 성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정원에 LED 장미가 펼쳐진다.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꺼지지 않는 빛처럼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라이트 로즈 가든'(The Light Rose Garden)이라는 이름으로 2016년부터 시작되었다.

오후 5시경 점등을 시작하여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성당 첨탑에서 번지는 푸른 빛과 함께 LED 장미에서 따스한 빛이 성벽과 조화를 이뤄 더욱 더 아름답다.

명동성당 내부는 높은 천장을 감싸고 있는 뾰족한 모양의 아치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웅장한 느낌을 준다. 성당 곳곳에 배치된 스테인드글라스는 다채로운 색깔과 화사함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울주교좌성당은 지붕과 처마가 명동성당에 비해 낮다. 하지만 화강석과 붉은 벽돌을 사용해 만들어진 건물의 외관은 중후하고 단단한 느낌을 준다.

특히 경운궁(지금의 덕수궁) 옆에 지어지면서 주변 풍경과 조화를 생각하며 건축했기 때문에 지붕과 처마에 우리의 한옥 양식을 본 따 만들었다.

내부는 둥근 아치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십이사도를 상징하는 돌기둥이 이를 받치고 있다. 창문이 작아 스테인드글라스는 화려하지 않지만, 오방색을 이용하여 색깔의 톤을 낮추고 부드러운 느낌을 살려 성당의 중후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복합한옥공간 곳
사이드

◇고즈넉한 한옥에서 하룻밤 보내기 고층 빌딩이 늘어선 서울에 옛 감성이 녹아 있는 한옥이 남아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촌과 서촌 일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한옥은 도심 속에 숨겨진 보물섬 같다. 툇마루에 걸터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바쁜 일상을 잠시 잊고 마음을 추스를 수 있다.

서울 속 한옥 숙박 시설로는 '복합한옥공간 곳'과 '사이드'가 있다. 서울관광재단의 대체 숙박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서울스테이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복합한옥공간 곳'은 창덕궁 왼쪽에 자리한 계동길에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늑한 마당이 나타난다. 'ㅁ'자 구조로 이루어져 햇빛 드는 마당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이곳을 운영하는 김혜란 대표는 농촌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면서 친환경 농법을 활용하는 농부를 지원하기 위해 한옥을 찻집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반 손님들이 찻집에 찾아오고 공간을 대여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문화공간과 숙박시설을 갖춘 한옥스테이로 이어졌다.

복합한옥공간 곳에선 장흥 돈차, 하동 잭살차 등 평소에 흔히 접하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다양한 차를 맛볼 수도 있다. 숙박객에 아침 식사로는 유기농 제품인 수제 빵과 요거트, 잼 등을 제공한다.

한옥 '사이드'는 경복궁의 왼쪽, 서촌으로 알려진 누하동에 있다. 이곳은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상의 절친한 벗이었던 구본웅 화백이 거주하였던 곳으로 추정되는 집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여 만든 한옥이다.

마당에 들어서면 'S'자로 휘어지며 하늘로 가지를 뻗은 단풍나무와 은행나무, 벚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마당이 크진 않지만 멋들어지게 자리하고 있는 나무가 한옥의 기품을 높여준다. 사대문 안에서 흔하지 않은 100평이 넘는 한옥이었지만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많이 낡아 있었다.

특히 이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차경'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차경'은 자연을 빌려 내 정원으로 삼는다는 건축 방식이다. 객실마다 큰 창을 배치해 햇빛을 방안으로 받을 수 있고, 창을 통해 나무가 감싸고 있는 마당의 풍경을 방안에서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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