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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앙일보

구설 오르내리던 '정치인' 추미애, '후보자'되자 달라졌다

by. 윤상언 입력 2019.12.15. 09:02 수정 2019.12.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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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운데)가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준법지원센터로 출근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추미애(61)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5일 지명된 이후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소감과 첫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밝힌 입장이 전부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 강경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렸던 ‘정치인 추미애’와는 다른 모습이다.

자연스레 전임자인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후보자 시절과도 크게 대비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발언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반면 대중의 이목을 끌지 않는 ‘로키(low-key)’ 전략을 구사하는 추 후보자 측은 “새로운 입장을 발표할 필요가 없다”며 조용히 청문회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정책 비전 발표 없이 조용한 행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후보자 신분이였던 지난 8월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각종 정책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추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정책 구상은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이는 후보자 시절부터 각종 정책안을 내놓은 조 전 장관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조 전 장관은 후보자 지명 11일 만인 8월 20일 아동 성범죄자 일대일 보호관찰·스토킹 범죄자 처벌 강화 등을 발표했다. 또 그는 약 일주일 후인 26일 검경 수사권 조정안ㆍ공수처 설치법안 등 검찰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추 후보자는 검찰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말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방안 등은 나오지 않았다. 추 후보자는 “현재 청문회 준비를 하는 입장”이라며 답을 피하고 있다.


‘정치인 추미애’ vs ‘후보자 추미애’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표시절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추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당대표를 역임하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강경 발언을 한 바 있다. 추 후보자는 국회를 찾은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권력기관 중에서 검찰 개혁이 가장 우선 순위에 있다”며 “적폐청산의 대상이 되어버린 검찰에 대해 단호하고 주저함 없는 대수술 차원의 개혁을 하지 않으면 새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된 이후 이 같은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추 후보자는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장관 지명 소감을 발표하면서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은 시대적 요구”며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윤 총장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문제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며 “추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한산해진 준비단 사무실 1층
기자들이 지난 9월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있는 종로구 현대적선빌딩 로비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출근을 기다리고 있다. 김상선 기자
추 후보자는 아침 출근길 취재진에게 각종 입장을 밝힌 조 전 장관과도 다른 행보를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이를 각종 논란에 대한 해명의 자리로 적극 활용했다. 이 때문에 사무실이 마련된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1층에는 매일 아침 수십 명의 기자가 대기했다. 포토라인 앞에 선 조 전 장관은 사노맹 활동 이력ㆍ사모펀드 논란ㆍ웅동학원 논란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적극 대응했기 때문에 기자들도 매일 아침 촉각을 곤두세우곤 했다.

그러나 추 후보자의 사무실 1층에는 기자들이 대기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추 후보자가 첫 출근 이후 취재진에게 “별다른 소감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무실이 꾸려진 첫날을 제외하고 취재기자는 물론 카메라를 든 기자들도 전무한 상태다.


국회 일정 후 오후 출근… 출근 시간도 차이
13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양천구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에 포토라인이 그러져있다. 이날 오전 추 후보자가 출근하지 않아 대기하는 기자들을 찾아볼 수 없다. 윤상언 기자
추 후보자의 출근 시간도 조 전 장관과 차이가 있다. 추 후보자는 국회 일정을 소화한 후 오후 늦게 출근하거나,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문회를 준비한다. 사무실을 양천구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 6층에 마련한 것도 국회와 가까운 장소인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준비단 관계자는 “추 후보자가 국회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대면보고가 필요할 경우 사무실에서 대표자 한 명이 국회로 이동하거나 보좌관을 통해 연락하면서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조 전 장관은 후보자 시절 매일 오전 10시쯤 적선현대빌딩 사무실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조 전 장관의 준비단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은 현역 의원인 추 후보자와 달리 교수 신분이었기 때문에 매일 아침 사무실로 출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후보자는 후보자답게 간다”
추 후보자 측은 로키 전략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언론 전면에 나설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명 전부터 사모펀드 논란 등 검찰 수사망에 오르며 적극 해명이 불가피했던 조 전 장관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복수의 준비단 관계자는 “조국 후보자는 수사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는 매우 특별한 상황이었다”며 “정부 입장이 다 나온 상태에서 추미애 후보자의 새로운 입장은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추 후보자는) 현재 정부 정책에 모두 공감하며 같은 입장"이라며 "후보자는 후보자답게 청문회 준비를 잘하겠다"고 밝혔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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