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숨진 백원우 별동대원 아이폰 결국 못 열어

윤주헌 기자 2019. 12. 1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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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선거개입 의혹' 핵심 증거
해외로 보내 암호 푼다고 해도 시간 오래 걸려 무용지물될 듯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최근 숨진 A 수사관의 휴대전화 잠금 설정을 사실상 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A 수사관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2017년 말 경찰에 하달한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의 비위 첩보에 대한 수사가 잘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울산에 내려간 인물로 지목됐었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백 전 비서관 등 청와대 '윗선'과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커 이 사건을 풀 핵심 증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검찰은 아직까지 휴대전화 잠금 설정을 풀지 못했다. 그가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아이폰10이다. A 수사관은 6개 숫자를 이용한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의 수는 560억개가 넘는다. 사람이 12초마다 하나씩 밤낮없이 입력할 경우 144년 걸린다. 만약 휴대전화에 '비밀번호 연속 10회 입력 실패 시 모든 데이터 삭제' 설정이 걸렸다면 모든 증거를 잃을 수도 있다. 이에 검찰은 2015~2016년 사이 아이폰 잠금을 풀었다고 알려진 이스라엘 군수 업체 '셀레브라이트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아이폰은 한번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하면 다음에 입력할 때까지 시간 간격이 점점 커진다. 이 소프트웨어는 이런 시간 간격이 늘어나지 않게 해주는 기능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셀레브라이트사는 약 4년 전에 아이폰 잠금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그 후로 아이폰도 일종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 소스 코드 등을 바꿔 보안을 더욱 강화했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셀레브라이트 본사로 휴대전화를 직접 보내 암호를 푸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풀 수 있을지도 불명확하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선 A 수사관의 휴대전화가 결국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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