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앗아간 블랙 아이스.. 정부, 결빙 취약 구간 전면 재조사

박구인 기자 2019. 12. 1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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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 다중 추돌사고를 계기로 결빙 취약 구간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 아이스(Black Ice)'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상주-영천고속도로 다중 추돌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블랙 아이스가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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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영천 고속도 사고 원인 지목.. 육안으로 식별 안돼 대형 참사 위험
경북 군위군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행선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지난 14일 소방 당국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같은 날 상하행선에서 발생한 수십대 차량의 추돌사고 2건으로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일부 차량에선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조사관 20명을 투입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 연합뉴스


정부가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 다중 추돌사고를 계기로 결빙 취약 구간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 아이스(Black Ice)’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지정된 도로 결빙 취약 구간을 재조사하고, 결빙 취약 구간을 확대해야 하는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현재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 등은 도로 결빙 취약구간 193곳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국토부는 또 빙판길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제설 작업을 관할 도로관리청에 긴급 지시했다. 오는 16일 국토부와 도로공사, 교통안전공단 등은 합동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상주-영천고속도로 다중 추돌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블랙 아이스가 꼽히고 있다. 겨울철 눈이나 비가 내려 노면이 빙판으로 변했는데도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아 사고가 벌어지면 이 같은 참사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2018년)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6578건에 달했다. 이 사고로 1만1921명이 다치고 199명이 사망했다. 눈이 쌓였을 때의 사고 건수(3613건)보다 약 1.8배, 사망자 수(58명)는 3배 이상 많다. 결빙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3%로 교통사고 평균 치사율(1.94%)보다 높았다.


지난 14일 새벽 4시40분쯤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하행선에서 연이어 발생한 사고 현장 역시 승용차와 탱크로리, 트럭 등 수십대 차량이 뒤엉켜 난장판이었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고, 차량 35대가 파손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조사관 20명을 투입해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블랙 아이스가 위험한 건 일단 진입하고 나면 서행하더라도 방향과 속도를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블랙 아이스는 눈보다 미끄럽다. 교량이나 산기슭, 터널 등 그늘진 곳은 기온이 3도가량 낮다. 이 때문에 영상에도 얼음이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차가 미끄러지면 급회전이나 급제동을 자제하고, 엔진브레이크나 수동 변속을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속도로 교량 커브 구간 등을 주행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력이 약화돼 정지거리가 늘면 운전자가 방향이나 속도를 제어하기 어렵다”며 “규정 속도보다 50% 이상 감속하고, 안전거리를 평소의 2배 이상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운전자 주의만으로는 사고를 완전히 예방하기는 어렵다. 경찰청 관계자는 “결빙이 잦은 시기에 고속도로 순찰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노면 온도가 내려가면 운전자가 경각심을 갖도록 빛을 내는 표시판을 도입하고, 고속도로 전광판에 ‘결빙 우려가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방안 등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염수분사장치 자동화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도로공사 관할 고속도로에는 651개 염수분사장치가 설치돼 있는데, 현장 상황에 따라 수동으로 뿌리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염수 자동 분사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당연히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 아이스 빈발 지역 도로에 열선을 깔거나 염화칼슘을 살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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