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관행상 의원당 10억씩 배분" 발언에 거센 후폭풍(종합)

오미란 기자 2019. 12. 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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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그동안 관행적으로 제주도의회 의원들에게 의원당 10억원의 예산을 배분해 왔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지역사회의 후폭풍이 거세다.

18일 오후 제379회 도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는 이틀 전인 16일 제378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서 원 지사가 2020년도 도 예산안 의결에 따른 인사말을 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이 쟁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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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망신주기" 민주당 사과 요구에 元 '노코멘트'
道, 공식 유감 표명.."오해 있었다" 과잉해석 견제
16일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020년도 예산안 의결에 따른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주도의회 제공) /© 뉴스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그동안 관행적으로 제주도의회 의원들에게 의원당 10억원의 예산을 배분해 왔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지역사회의 후폭풍이 거세다.

18일 오후 제379회 도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는 이틀 전인 16일 제378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서 원 지사가 2020년도 도 예산안 의결에 따른 인사말을 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이 쟁점화됐다.

문제의 발언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의원님들께 10억 원씩 배분해 왔던 예산을 2021년도부터 이것을 하지 않고 도민에게 돌려 드리겠다는 의회의 대승적 결단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다.

표면적으로는 도의회가 의원 재량사업비 폐지에 합의해 줘 고맙다는 내용이지만 2011년 감사원의 시정 요구와 2014년 도·도의회 간 예산 다툼 이후에도 의원 재량사업비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우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원 지사가 이날 도의회가 증액 편성한 400억원 규모 사업 중 '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의 핵심 활동 예산 2억원에 대해서만 '핀셋 부동의'한 데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해당 발언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11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전날 성명을 내고 "뇌물을 공여한 피의자가 뇌물을 수수했다는 공범을 협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도와 도의회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18일 오후 제379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강민숙 제주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이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2020년도 도 예산안 의결에 따른 인사말 대본을 들고 긴급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제주도의회 제공) /© 뉴스1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회 의원들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원 지사의 해당 발언을 '의회 망신주기식 발언'으로 규정하고 이날 오후 본회의에 출석하는 원 지사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원철 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제주시 한림읍)는 의원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에 대해 "여러 논의사항 중 하나였다"며 "그러나 이를 도의회 전체 의견인 양, 의원들이 쌈짓돈을 챙기고 있는 양 발언한 것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본회의에 출석한 원 지사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 없이 2019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제출에 따른 인사말만 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이에 긴급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원 지사의 말은 떡반 나누듯 10억원씩 주면 의원들은 그걸 개인적으로 쓴다는 말 아니냐"며 "전 10억원을 받아 본 적도 없고 그렇게 쓴 적도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태석 의장(제주시 노형동 갑·민주당)도 이어 "원 지사의 발언은 전체 의원들에게 도덕적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원 지사에게 유감을 표명할 것을 촉구했으나 원 지사는 "도 기획조정실장에게 이미 입장을 전달했다"는 말로 답변을 갈음했다.

18일 오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김현민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이 지난 16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2020년도 도 예산안 의결에 따른 인사말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2019.12.18. /뉴스1

김현민 도 기획조정실장은 본회의 직후 당초 19일 오전에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앞당겨 열고 "다소 오해가 있었다"며 "도를 대신해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최근 주민생활 불편민원 해소를 위해 심의를 거쳐 편성되는 지역현안사업비가 풀(Pool) 예산 성격의 의원 재량사업비로 일정 부분 오해돼 그간 도와 도의회는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 없이 소통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그 결과 투명성과 절차성을 확보하는 데 함께 해 주겠다는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의 협의가 있었다"며 "그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표현을 도민께 알리고자 했던 것이 이번 도지사 발언의 진의"라고 해명했다.

김 실장은 "앞으로도 도민의 삶에 희망을 주는 재정 실현을 위해 도의회와 계속 협력하고 의사전달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에 대해 혁신의정에 앞장서는 도의회 의원과 도민께 거듭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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