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 달궤도선 이동경로 바꾼다

송경은 2019. 12. 1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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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항우연 내부회의 결론
무거워진 달 궤도선 중량 탓
NASA가 제안한 궤적 수용

정부가 오는 2022년 발사될 예정인 한국 달 궤도선의 달까지 가는 이동 경로(궤적)를 바꾸기로 했다. 개발 과정에서 달 궤도선의 중량이 당초 목표보다 늘어나면서 이동 경로 재설정이 불가피 했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은 이날 내부 기술검토회의를 열고 달 궤도선을 새로운 이동 경로인 ‘저에너지 트랜스퍼(WSB)’를 통해 달에 보내기로 했다. WSB는 한국 달 궤도선에 달 극지 관측용 탑재체인 ‘섀도캠’을 싣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10월 항우연에서 진행된 양자 간 대면회의에서 제안한 경로다. 당초 한국이 계획했던 경로인 ‘단계적 루프(PLL)’보다 적은 연료로 달에 갈 수 있다. 김영은 과기정통부 우주기술과장은 매일경제와 전화 통화하면서 “NASA가 제안한 WSB를 수용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동 경로를 바꾸는 데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달 궤도선은 개발 과정에서 중량이 목표치인 550㎏에서 678㎏으로 늘어남에 따라 임무 궤도를 변경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 9월 당초 원 궤도로만 달 주변을 공전하기로 했던 궤도선의 임무 궤도를 일정 기간 연료를 덜 쓸 수 있는 타원 궤도로 일부 변경하는 ‘달 탐사 사업 주요계획 변경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 경우 궤도선이 달에서 멀리 떨어지기 때문에 NASA의 섀도캠을 비롯한 임무에도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었다.

반면 WSB를 이동 경로로 채택하면 운용 궤도나 임무 계획을 바꾸지 않고도 연료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WSB는 탐사선이 태양, 지구, 달 등 움직이는 주변 천체들의 중력 효과를 이용해 연료를 최소한으로 쓰면서 지구에서 달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한 경로다. 이 때문에 PLL과 달리 탐사선이 통상의 지구~달 거리(38만㎞)보다 훨씬 먼 80만~120만㎞ 경로로 심(深)우주를 거쳐 돌아가야 한다. 장거리 통신과 제어 기술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다. 한국이 처음부터 WSB를 택하지 못한 이유다. 일본, 인도 등 달 탐사 후발국들 역시 PLL을 통해 달에 탐사선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한국 달 궤도선 임무에 참여하는 NASA가 적극적인 기술 지원을 약속하면서 WSB를 통해서도 충분히 달 궤도선을 보낼 수 있게 됐다는 게 과기정통부 측 설명이다. 앞서 NASA는 지난달 미국 NASA 존슨우주센터에서 항우연과 만나 장거리 통신 보완을 위한 대형 안테나 설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항우연은 이번 내부 검토 결과를 토대로 19일 NASA와 화상회의를 열고, 추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 평가단의 검토를 받을 예정이다. 김 과장은 “향후 한국 달 궤도선을 쏘아 올릴 발사체(스페이스X의 ‘팰컨9’) 등 시스템 전반의 세부적인 조정을 거칠 예정”이라며 “필요할 경우 추가 예산을 반영할 수는 있으나 전체적인 달 궤도선 개발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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