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받은 졸업장'..80대 할머니들 가슴 속 '한' 풀다

2019. 12. 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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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중학교 졸업 증명서를 받게 된 조정익(88)씨는 감격에 겨운 듯 울먹이며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19일 순천시 등에 따르면 조씨는 4년제인 순천공립여학교(현 순천여중)를 다니던 1948년, 여순사건을 겪은 데 이어 1950년 발발한 6·25 전쟁으로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그동안 70년의 세월이 흘렀고 올해 10월 열린 여순사건 추모 행사에서 허석 순천시장은 조씨처럼 졸업장을 받지 못한 할머니들의 딱한 사연을 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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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와중에 졸업장 못 받은 11명, 순천시·학교 도움으로 증명서 받아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중학교에 다녔는데도 졸업장이 없어 가슴에 한으로 남았는데,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네요"

앨범 사진 [조정익씨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70년 만에 중학교 졸업 증명서를 받게 된 조정익(88)씨는 감격에 겨운 듯 울먹이며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19일 순천시 등에 따르면 조씨는 4년제인 순천공립여학교(현 순천여중)를 다니던 1948년, 여순사건을 겪은 데 이어 1950년 발발한 6·25 전쟁으로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해방 이후 격동의 역사 속에서 겨우 학교를 마쳤지만, 당시 학적부가 혼란의 시기에 사라져 졸업을 증명할 길이 없었다.

그동안 70년의 세월이 흘렀고 올해 10월 열린 여순사건 추모 행사에서 허석 순천시장은 조씨처럼 졸업장을 받지 못한 할머니들의 딱한 사연을 듣게 됐다.

순천시는 곧바로 순천여중과 함께 할머니들을 지원하고 나섰다.

학교 측은 1946∼1950년, 할머니들이 학교에 다녔던 흔적을 찾았으나 학적부 등 자료가 대부분 사라져 어려움을 겪었다.

할머니들은 당시 학교 앨범 사진을 제출했고, 학교 측은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이들의 학력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70년 만에 졸업을 인정받은 할머니들은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흘렸다.

조씨는 "여순사건이 터지고 학교에서 불이 나 졸업장을 받을 수 없었다"며 "누가 졸업장을 받으면 부러웠는데, 죽기 전에 받을 수 있어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친구들과 만나 교가를 부르니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들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며 "교장 선생님과 시장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안순애(88)씨도 "몇 년 전 사위가 학교에 학적부를 확인하러 갔는데 자료가 없어서 서글펐던 기억이 난다"며 "졸업장을 받지도 못하고 세상을 뜬 친구도 많은데 오래 사니까 이런 날도 온다"고 기뻐했다.

순천여중은 이들이 80대 고령인 데다 거동이 힘든 분도 있다고 보고 별도의 졸업장 전달 행사는 열지 않고 졸업증명서를 발급해 주기로 했다.

순천여중 관계자는 "학업에 열정이 없었으면 졸업장을 받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단한 분들로 생각하고 존경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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