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숨겨 쪽문으로"..'국회 난동' 실시간 지침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 월요일 한국당이 주최한 국회 본청 앞 집회가 끝나고 발생한 이른바 태극기 부대의 본청 난입 사태가 그저 우발적으로 발생한 게 아니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서 '경찰을 속이고 국회로 진입하는 방법'이나 '의원들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자'는 행동 지침을 실시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천여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여있는 한 단체 채팅방.
지난 15일 오후, 선거법 등의 처리를 막기 위해 "본회의가 예정된 16일 국회의 각 정문을 포위하자"는 글이 올라옵니다.
이 글은 삽시간에 다른 채팅방에 옮겨졌고, 잠시 후 청와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발언이 등장합니다.
[김문수/전 경기지사] "(16일 국회의)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도 되고 왼쪽 문으로 들어가도 되고, 국회를 둘러싸고 압박을 해주시면…"
당일인 16일 아침엔 채팅방이 더욱 긴박하게 돌아갑니다.
"국회의 7개 문이 모두 봉쇄됐다." "국회 쪽문으로 들어올 수 있으니 그리로 오라"는 등의 현장 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됐고, "제지당할 경우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실에 간다고 하라", "한국당 당원이라고 하라"는 등의 행동지침도 쉴 새 없이 올라왔습니다.
"태극기와 피켓은 손가방에 숨겨오고 의원들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자"는 또 다른 지침도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당원들은 즉시 국회로 집결하라"는 자유한국당 서울시당의 공지도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등, 행동지침은 한국당을 통해서도 확대 재생산됐습니다.
채팅방의 지시내용은 결국 국회에서 현실로 드러났고, 특수폭행과 욕설, 기물파손 등 국회는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왜 때려요. 때리지마!") "야 XXX아!"
국회에 난입한 이들은 국회 본회의를 막았다며 채팅방에서 승리를 선언했고, 이는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16일)] "여러분이 이겼습니다." ("아멘!") "승리했습니다." ("아멘!")
국회 내 불법행위를 수사중인 경찰은, 한국당 인사들과 채팅방과의 관련성을 수사할 예정입니다.
또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 주장이 나온 만큼 성추행 혐의도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편집: 유다혜 / 영상출처: 정의당, 김문수TV)
이기주 기자 (kijul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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