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슬그머니 출시 늦춘 '외국인 지하철 자유이용권'..첫발부터 꼬였다

김기덕 2019. 12. 20.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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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1~9호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외국인 지하철 자유이용권` 출시가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9호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자유이용권은 기존 서울시가 운영하던 `디스커버 서울`(수도권 관광지 96곳 이용)과 연계해 이달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출시가 내년 3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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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출시 예고해놓고 슬그머니 내년 3월로 연기
서울교통공사·관광재단 등 이해관계 엇갈린 탓
코레일 초기 불참..출시돼도 1·3·4호선 일부 이용 못해
서울시 "산하기관 고유업무..더 지연되면 조율할 수도"
`디스커버 서울패스` 카드 이미지(사진= 서울시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지하철 1~9호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외국인 지하철 자유이용권` 출시가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서울시가 이달 출시될 것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시 산하인 서울교통공사, 서울관광재단 등 관계 기관들이 수지 타산을 놓고 충돌해 시행시기를 슬그머니 3개월 뒤로 늦췄다.

더구나 서울 지하철 1·3·4호선 등의 운영을 맡은 코레일이 일부 구간 운행에 대해 해당 카드 이용을 거부하고 있어 사업이 첫 발을 떼기 전부터 난항에 빠지게 됐다.

19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9호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자유이용권은 기존 서울시가 운영하던 `디스커버 서울`(수도권 관광지 96곳 이용)과 연계해 이달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출시가 내년 3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디스커버 서울패스는 일정 금액을 충천한 후 차감하는 대신 유효기간이 정해진 카드 하나로 서울 지하철을 무제한 탑승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미 지난 8월 이해 당사자인 서울교통공사와 서울관광재단, 서울신교통카드, 이스타항공은 업무협약을 맺고 해당 상품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미국 뉴욕패스·영국 런던패스 등 주요 선진국과 같이 지하철 패스 카드를 만들어 관광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돌연 출시를 연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겨울철과 봄철 관광객 수요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상품 출시가 임박하자 각 기관 간 사업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려 추후 협상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년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 넘게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를 관리하고 관광객 활성화를 유지하기 위해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서울교통공사가 사전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하철 자유이용 기능을 탑재하고 가격을 인상한다면 외국인 프리패스 카드를 구매하겠다는 의견이 83.2%나 됐다. 여행업체 한 관계자는 “관광객들을 위한다면 하루빨리 도입해야하는데 수개월 간 유관기관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각 기관의 수익 부문에 이견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을 당사자들 간 이해관계 충돌로 늦춰진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으로 상품 설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내년 3월 이후 외국인 지하철 자유이용권이 출시된다고 해도 전(全)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는 `반쪽짜리 카드`이기 때문이다. 서울 지하철 1·3·4호선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분당선 등을 운영하는 코레일은 카드 출시 이후 상황을 보고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지하철 1·3·4호선 중 1호선 서울~청량리역, 3호선 지축~오금역, 4호선 당고개~남태령역 등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서는 외국인 프리패스 카드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상위 기관인 서울시는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 관계기관 간 협의가 지연된다면 조율에 나설 수는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서울교통공사나 서울관광재단 등이 산하기관이긴 하지만 해당 업무는 각 기관의 고유 사업으로 일임해 별도로 시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다”며 관망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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