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기재부 압수수색 왜?..송철호, 김기현 공약 무산 미리 알았나

조해영 2019. 12. 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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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울산 산재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결과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예타 조사를 담당하는 기재부 타당성심사과와 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을 대상으로 산재모병원 예타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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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20일 기획재정부·KDI 압수수색
선거 직전 '예타 불합격'..결과 미리 샜나
기재부 "정치일정 고려 전혀 없었다"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내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 타당성심사과에서 검사와 수사관들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관련 업무 자료와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검찰이 2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울산 산재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결과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산재모병원은 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공약이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제2부는 울산 지방선거 개입 고발 등과 관련해 이날 오전부터 세종시의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예타 조사를 담당하는 기재부 타당성심사과와 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을 대상으로 산재모병원 예타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예타 대상 선정…지난해 지방선거 전 ‘불합격’ 결과

산재모병원 사업이 예타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지난 2013년 11월이다. 하지만 이후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울산시가 여러 차례 사업계획을 변경하면서 예타 조사가 늦어졌다. 기재부는 지난해 5월 23일 예타 조사를 담당한 KDI로부터 결과를 전달받아 이틀 뒤인 25일 주무부처인 고용부에 결과를 통보했다.

당시 산재모병원은 KDI의 예타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B/C(비용 대비 편익)은 0.73으로 추진이 가능한 수준인 0.8~1.0에 미치지 못했고, 종합평가(AHP) 결과도 0.304로 기준치인 0.5에 못 미쳤다.

문제가 되는 것은 기재부와 KDI가 예타 조사 결과를 관계 부처에 통보한 시점이다. 통보가 있었던 지난해 5월 말은 6·13 지방선거를 눈앞에 둔 때였다. 이 때문에 김 전 시장의 대표 공약이 선거 직전 예타 조사 불합격 결과가 발표되며 무산된 셈이다.

검찰 역시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송철호 울산시장이 기재부의 예타 결과를 미리 알고 공약을 수정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송 시장은 산재모병원에 맞서 공공병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검찰은 앞서 지난 6일 압수수색을 통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산재모병원 건립 관련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예타 조사 결과 발표에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KDI로부터 결과를 전달받아 관계부처에 통보하는 일반적인 과정을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산재모병원 외에도 다른 4개 사업의 예타 조사 결과를 각각의 부처에 통보했다”며 “정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유사한 산재공공병원 사업, 지난 1월 ‘예타 면제’ 선정돼

좌절된 산재모병원 사업과 유사한 산재전문 공공병원 사업은 지난 1월 29일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선정됐다.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에 대해서도 기재부는 산재모병원 외에도 예타를 거치지 않은 사업 일부가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포함된 만큼 정치적 고려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사업 가운데 사업계획이 구체화돼 있고 상위계획에도 들어가 있는 사업 일부가 포함됐다”며 “울산은 전북 군산 등과 함께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사업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송 시장이 예타 조사를 미리 파악했는지 여부와 관련해 기재부 관계자는 “알 수 없다”면서도 “주무부처와 KDI가 회의를 거치며 울산시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고용부와 울산시 실무진은 예타 조사 결과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이 기재부를 압수수색한 것은 지난 2016년 11월 롯데그룹과 SK그룹의 면세점 사업 선정 과정 의혹과 관련해 최상목 당시 기재부 1차관실을 압수수색한 이후 3년여 만이다.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산재모병원 사업과 유사한 산재전문 공공병원 사업은 지난 1월 29일 프로젝트에 선정되며 예타를 면제받았다. 기획재정부 제공

조해영 (hych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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