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집회 불편호소' 맹학교 학부모에 태극기집회 "빨갱이"

유경선 기자 입력 2019.12.21. 20:06

"오늘은 그냥 돌아가지만 또 행진을 막는다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인근 청와대 앞에서 수개월째 열리고 있는 각종 단체의 집회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며 첫 집회를 연 21일, 태극기집회 단체는 학부모들에게 이 같은 엄포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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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도 행진 막으면 어려운 상황 처할 것..文 지키는 걸로 간주"
학부모들 "시각장애인 학생에 '안보이는데 왜 돌아다니냐'고 하더라"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오늘은 그냥 돌아가지만 또 행진을 막는다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인근 청와대 앞에서 수개월째 열리고 있는 각종 단체의 집회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며 첫 집회를 연 21일, 태극기집회 단체는 학부모들에게 이 같은 엄포를 놓았다.

서울맹학교 학부모회와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학습권과 이동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며 집회 주최 단체들에게 상생을 호소했다.

학부모 등 10여명은 이날 오후 3시45분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가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해오자 청운효자동 사거리에 '너희는 한 번이지만 우리는 매일이다' '우리를 밟고 가라'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렬을 막아섰다.

서울맹학교 학부모회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학습권과 이동권을 보장하라"며 무분별한 집회에 항의했다.2019.12.21/뉴스1© News1

행진 대열 앞에 선 이들은 국본 등 태극기집회 단체가 매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것이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학습권과 이동권을 해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국본 집회 참가자들은 이 같은 호소에 아랑곳 않고 학부모들에게 원색적인 욕설을 가하거나 "빨갱이"라고 몰아세웠다.

국본 관계자는 마이크에 대고 "오늘은 사정에 공감하고 (청와대로 행진하지 않고) 유턴해서 돌아가겠다"면서도 "다음에도 또 행진을 막으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계속해서 행진을 막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 것으로 판단하겠다"며 "정말로 중요한 건 이 나라가 적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학부모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곳 앞까지 휴대폰을 들고 접근해 얼굴을 촬영하거나 "빨갱이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소리치고 원색적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옆에 있던 사람으로부터 집회 상황을 말로 전해 듣던 한 시각장애인 참가자는 태극기집회 참가자가 퍼붓는 욕설에 격분해 "누가 욕을 한 것이냐"며 앞으로 나서려다 주변 사람들이 말리기도 했다.

김경숙 서울맹학교 학부모회장은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은 아예 청와대 근처에 진을 치고 있고, 각종 물건을 쌓아놔 보행수업에 심각한 지장이 있다"며 "'안 보이는데 왜 돌아다니느냐' '나라가 이 지경인데 자식새끼가 뭐가 중요하냐' 등 막말을 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청운효자동 주민과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은 집회로 인한 소음과 교통불편을 호소하면서 전광훈 목사가 총괄대표로 있는 범투본과 민주노총 산하 톨게이트 노조 등이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경찰은 검토 끝에 지난달 25일 이들 단체에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에 집회를 열지 말라고 통보했지만, 범투본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찰의 해산명령에도 불응한 채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매주 토요일 집회가 열릴 때마다 같이 집회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맹학교학부모회와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무분별한 집회에 대한 대응 집회'를 열고 집회 소음과 교통 통제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019.12.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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