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잊은 '새벽배송' 체험..기름값 빼니 시급 5천 원

2019. 12.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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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몇 번이면 밤늦게 주문한 물건도 다음날 아침, 곧바로 내 집 앞에 갖다주는 새벽 배송.

아마 일하고 살림하는 저도 그렇지만 많이들 애용하실 겁니다.

이현용 기자가 모두가 잠든 새벽 전쟁같은 새벽 배송에 직접 나섰는데요.

4시간 일해 기름값 빼고 2만 원, 시급 5천 원을 벌었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새벽 2시 30분.

지역별 물류캠프에 도착해

3시 30분.
자기 차량에 물건을 싣기 시작합니다.

[이현용 기자]
"지금 시각이 새벽 4시. 새벽배송이 한창인 시간인데요.

배송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제가 직접 새벽배송 아르바이트를 해보겠습니다."

이날 배정받은 물건은 거주지 인근 19가구에 37상자.

새벽이라 차가 막히는 일은 없지만,

[현장음]
"평소에는 잠이 든 시간이기 때문에 정신이 몽롱한 느낌이 듭니다."

고객이 알려준 비밀번호를 통해 공동 출입문을 통과해 문 앞에 물건을 두고 인증사진을 찍어 배송을 완료합니다.

급여는 상자 개수로 계산됩니다.

[현장음]
"그래도 이 분은 고마운 분입니다. 한 번에 세 상자를 배송시켰기 때문에 한 번에 세 개를 완료할 수가 있습니다."

어두컴컴한 새벽이라 난감한 일도 벌어집니다.

내비게이션을 따라 도착해서도 입구를 찾지 못한 것.

30분 넘게 헤매고 나서야 입구를 찾았지만, 정작 물건을 빠뜨리고 와 다시 차에 다녀와야 했고…

기자의 서툰 손놀림에 결국 업체에선 마감 한 시간 전 급히 추가 인원을 투입, 남은 물량을 소화했습니다.

[이현용 기자]
"지금이 새벽 6시 40분입니다. 모두 4시간에 걸쳐서 드디어 배송을 완료했는데요.

건당 1200원 씩 모두 21건을 배달했으니까 2만 5천원 정도를 벌었는데, 기름값을 제하고나면 시간당 5천원을 번 셈입니다."

밤새 잠 안 자고 일한 것 치고는 초라한 액수.

숙련도에 따라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순 있지만, 혹시 모를 교통사고 책임도 개인 몫입니다.

아침 7시가 넘어 집에 와보니, 전날밤 주문한 물건들이 어김없이 쌓여 있었습니다.

소비자가 느낀 편리함의 대가는 누군가의 노동력이었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hy2@donga.com
영상취재: 홍승택
영상편집: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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