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레지오 수도회' 80년간 아동 성학대 창궐..피해자 17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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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사제들의 아동 성 학대 의혹이 제기된 '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가 창설 후 80년간 실제 관련 범행이 만연해 있었음을 인정했다.
22일(현지시간) dpa·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 수도회는 21일 밤 성명을 통해 1941년 창설 이래 발생한 아동 성학대 관련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수도회 소속 33명의 신부가 아동 성학대 범죄를 저질렀으며, 피해자는 총 175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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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가톨릭 교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사제들의 아동 성 학대 의혹이 제기된 '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가 창설 후 80년간 실제 관련 범행이 만연해 있었음을 인정했다.
22일(현지시간) dpa·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 수도회는 21일 밤 성명을 통해 1941년 창설 이래 발생한 아동 성학대 관련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수도회 소속 33명의 신부가 아동 성학대 범죄를 저질렀으며, 피해자는 총 175명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11∼16세 사이 어린 소년들이었다.
피해자 가운데 최소 60명은 수도회 설립자인 마르시알 마시엘에 의해 성 학대를 당했다고 수도회 측은 전했다.
다른 가해 신부 32명 가운데 현재까지 수도회에 몸담고 있는 이는 18명으로 확인됐다. 5명은 사망했고, 9명은 사제복을 벗었거나 수도회를 떠났다고 한다.
멕시코 출신인 마시엘은 로마 가톨릭 역사상 가장 추악한 아동 성애자로 거론된다.
그는 바티칸 교황청에 의해 아동 성 학대 사실이 확인돼 2006년 교계에서 쫓겨났으며, 2008년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후엔 최소 두 여성과 관계를 갖고 비밀리에 3명의 자녀를 낳는 등 이중생활을 한 사실과 마약 복용 범행이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다.
레지오 수도회의 이번 조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진상 규명에 미온적이었던 교황청의 과거 처신도 다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마시엘을 둘러싼 의혹은 이미 1990년 중반부터 공공연하게 회자했으나, 교황청은 진상 조사를 차일피일 미뤘다.
당시 교황이던 요한 바오로 2세(1978∼2005년 재임)와의 친분이 작용했다는 설이 파다했다.
마시엘은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에 즉위한 이후에야 수도회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교황청은 2006년 처음으로 마시엘의 아동 성 학대 범죄를 인정했고, 베네딕토 16세는 마시엘에게 사제직에서 은퇴해 기도와 회개의 삶을 살라고 명령했다.
다만, 레지오 수도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는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대신 2010년 이 수도회를 넘겨받아 내부 개혁 작업을 진행해왔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이탈리아 출신 안젤로 소다노(92) 추기경단 단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아울러 추기경단장의 종신 임기제를 폐지하고 5년의 임기(중임 가능)를 두도록 교회법을 수정했다.
소다노 추기경은 요한 바오로 2세 재임 당시 교황청 관료조직의 '넘버 2'로 불리는 국무원장을 지낸 인물로, 레지오 수도회의 최대 보호자 중 하나로 알려졌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이번 아동 성 학대 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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