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등이 회장 아는 사이..명지대 총여학생회 '수상한 이벤트'
당첨자 뽑고 보니 서로 아는 사이?
이벤트는 카카오톡에서 총여학생회의 계정을 친구 추가한 다음 2019년(또는 2020년) 계획이나 2019년 행복했던 기억 중 한 개를 적어 해당 계정에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17일 단 하루 동안 진행됐다. 이벤트 경품으로는 에어팟 프로, 에어팟 2세대, 노스페이스 패딩 등 고가의 제품이 내걸렸다.
문제는 18일 오후 8시 이벤트 당첨자가 공개되면서 일어났다. 에어팟 프로와 에어팟 2세대 등 1·2등 경품 당첨자가 각각 한 단과대학의 부학생회장·학생회장이라는 주장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졌기 때문이다. 명지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1·2등 경품 당첨자들이 총여학생회장과 같은 과라는 등 추가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총여학생회장 “사사로운 감정 없었다”
A씨는 지난 20일 총여학생회 페이스북에도 3장 분량의 해명문을 올렸다. A씨는 해명문에서 사연을 읽고 경품을 주기로 한만큼 메시지를 200자 이상 보낸 사람들을 경품 대상자로 선별했다고 밝혔다. 사연의 정성을 평가했단 뜻으로 읽힌다.
다만 그의 이 같은 설명에도 비난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 선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컸다. 또 ‘메시지 200자 이상’ 보낸 사람들을 대상으로 당첨자를 골랐다는 내용을 지적하는 댓글도 있었다. 이는 앞선 이벤트 공지에 없던 내용이다. 해명문이 올라온 후인 이날 명지대 대나무숲에는 총여학생회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여럿 올라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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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큰일은 여자가…” 젠더 갈등으로도 번져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편에서는 ‘젠더 이슈’를 담당하는 총여학생회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명지대 자연캠퍼스 총여학생회 페이스북에는 “역시 큰일은 여자가” “이렇게 페미니즘이 사회주의 기반 사상이라는 게 다시 한번! 말로는 평등·인권 떠들면서 윗사람들만 꿀꺽~” 등과 같은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지난 11월 명대신문에 따르면 명지대 자연캠퍼스 총여학생회는 올해를 끝으로 폐지된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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